영어학습만화 펴내 美하버드大 합격한 박주현 양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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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짱글리쉬’라는 영어학습만화로 펴낸 박주현 양은 지난해 12월 미국 하버드대에 합격했다. 박 양은 “‘짱글리쉬’ 덕분에 하버드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전영한 기자
고교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짱글리쉬’라는 영어학습만화로 펴낸 박주현 양은 지난해 12월 미국 하버드대에 합격했다. 박 양은 “‘짱글리쉬’ 덕분에 하버드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전영한 기자
“영어도 아이가 말을 배울 때처럼 먼저 듣고 말해야 해요. 유치원생에게도 ABC부터 들이대면 질리지 않을까요?”

미국 미시간 주 세인트 조지프고교 졸업반인 박주현(19) 양은 지난해 12월 미국 하버드대의 수시모집에 합격할 때 극찬을 들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 1570점(만점 1600점) 성적표와 함께 낸 12권짜리 영어학습만화 ‘짱글리쉬’ 때문. 입시 관계자는 “평가위원회가 당신의 책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 하버드大 “당신의 책에 깊은 감명”

‘짱글리쉬’는 박 양이 재미없는 교과서와 영어를 못하는 친구들 때문에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고1 때부터 줄거리를 썼다.

남녀 고교생이 학교에서 키워가는 우정, 사랑을 그린 내용으로 올해 2월 출판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10만여 권(약 1만 질)이 팔렸다. 똑같은 이야기를 한 쪽은 영어, 한 쪽은 한글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박 양의 뛰어난 영어 실력은 만 6세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간 아버지를 따라가 초등학교를 미국에서 졸업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본인과 부모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어머니 이현숙(45) 씨는 “유치원에 다닐 때는 잘 못 걷고 또래에 비해 말도 늦었다”며 “미국 아이들이 괴롭혀도 말 한마디 못해 속을 끓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다 넉넉지 못한 유학 생활 때문에 주말이면 온 가족이 벼룩시장에서 장사를 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정도였다는 것.

박 양은 “부모님이 ‘영어를 못하는 게 당연하다’며 주눅 들지 않도록 용기를 주고 집에서 내일 수업내용을 한국어로 가르쳐주는 등 자신감을 키워줬다”고 말했다. 수백 권의 영어 원서와 한국어 책을 많이 읽은 것도 큰 힘이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미국의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전미(全美) 아이오와 기초실력평가(Iowa Test of Basic Skills)’에서 독해력은 대학교 3.3학년, 종합 언어능력은 대학교 2.8학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 처음부터 제대로 된 발음 들어야

박 양은 “영어를 잘하려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발음을 접해야 한다”며 “잘못된 발음이 뇌에 인식되면 자신의 발음도 나빠지고 정확한 발음을 알아듣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중학교 과정과 고교 2학년 과정까지 마치고 지난해 미국으로 간 박 양은 “하버드대 원서에는 A4 2장 분량으로 특별활동을 적어 넣어야 하는 등 공부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며 “한국 학생이 명문대에 합격은 많이 해도 졸업률이 낮은 이유는 과외에 익숙해져 혼자 공부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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