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센터, 남해안 적조주범 새 생물 찾았다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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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커리아 알지시다(사진)는 해수 1cc당 2만 개까지 번식이 가능한 생물로, 어류의 표면에 달라붙어 세포를 빨아먹음으로써 어류를 폐사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테커리아 알지시다(사진)는 해수 1cc당 2만 개까지 번식이 가능한 생물로, 어류의 표면에 달라붙어 세포를 빨아먹음으로써 어류를 폐사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남해안 해역에서 새로운 종류의 적조원인(原因) 생물을 발견했다.

서울대 해양연구소 적조연구센터는 경남 마산 해역에서 채집한 적조원인 생물의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種)을 발견해 최근 국제학계에서 인증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생물의 이름을 세계적 해양생태학자인 다이앤 스테커(미국 메릴랜드대) 교수의 이름과 ‘다른 적조생물을 죽인다’는 뜻의 라틴어 ‘알지시다(algicida)’를 합해 ‘스테커리아 알지시다’로 지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학술지인 ‘국제원생동물학회지(JEM)’ 7월호에, 이 종의 생태적 특성에 대한 논문은 ‘해양생태학(MEPS)’ 8월호에 각각 실릴 예정이다.

서울대 연구팀이 발견한 적조원인 생물은 미국에서 수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인명피해까지 초래해 공포의 적조원인 생물로 알려져 온 맹독성 피스테리아와 크기 및 모양이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 7월 두 차례에 걸쳐 경남 거제∼마산 앞바다에서 대규모 적조를 일으켜 어민들에게 1억여 원의 해를 입혔다.

서울대 적조연구센터의 정해진(鄭海鎭·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스테커리아 알지시다는 해수 1cc당 2만 개까지 번식이 가능하다”며 “이 생물이 피스테리아처럼 어류의 표면에 달라붙어 세포를 빨아먹음으로써 어류를 폐사시키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적조를 일으키는 생물이 국제선박의 균형수(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아래에 담아두었다가 배출하는 물)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며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에 적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생명공학센터의 김상진(金尙珍) 이정현(李廷賢) 박사팀은 지난해 3월 적조원인 생물을 죽이는 신종 세균을 발견해 ‘코르디아 알지시다(Kordia Algicida)’로 명명한 뒤 2개월 뒤 영국 미생물학회의 학회지에 소개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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