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고교생 오누이의 孝心…아버지에게 간이식수술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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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완쾌하시기만 빌어요.” 24일 자신들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강진(17·왼쪽) 강철(18) 남매가 3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버지 강오구 씨를 부축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아버지가 완쾌하시기만 빌어요.” 24일 자신들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강진(17·왼쪽) 강철(18) 남매가 3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버지 강오구 씨를 부축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저희가 함께 아버지를 살리게 돼 너무 기뻐요.”

고교생 남매가 아버지를 위해 동시에 간 이식 수술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중앙고 3학년인 강철(18) 군과 덕성여고 2학년 강진(17) 양은 2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버지 강오구(46) 씨에게 간을 부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강 군이 먼저 아버지를 위해 간 이식을 결심했지만 크기가 충분하지 않아 여동생까지 용기를 낸 것이다.

강 양은 “처음에는 아버지가 ‘시집도 안 간 딸의 몸에 큰 흉터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완강히 반대했다”며 “나중에 흉터 제거 수술을 받으면 된다고 아버지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오빠 강 군은 “나 혼자 수술 받았으면 했는데 동생까지 힘들게 해서 마음이 아프다”며 “수술 전날 동생과 농담처럼 ‘잘 끝내고 보자’고 말했지만 사실 겁도 났었다”고 말했다.

이 가족은 아버지 강 씨가 4년 전 간경화를 앓으면서 운영하던 세탁소를 그만두는 바람에 어머니가 집에서 모자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남매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가족사진 한번 제대로 찍은 적이 없다”며 “완쾌되면 모시고 가족 나들이를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 씨 가족이 1억 원이 넘는 수술비 때문에 걱정한다는 소문에 중앙고 학생과 교직원들은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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