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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책 표류, 경제 亂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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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책 표류, 경제 亂調

동아일보입력 2005-05-31 03:10수정 2009-10-0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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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어제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우리 경제시스템의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일본처럼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 경제포럼에서는 “올해 5% 성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의 이런 언급은 그동안 정부가 경제현실에 대해 정직하게 말하지 않았거나, 경제를 보는 시력(視力)이 민간이나 해외 전문가들보다 현저하게 떨어짐을 뒤늦게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가 새삼스럽게 말하지 않아도 비슷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수없이 제기돼 왔다. 그럴 때마다 낙관론으로 분칠하기에 바빴던 것이 정부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완전회복론까지 폈다.

바로 어제 쏟아져 나온 경제지표들만 봐도 정부가 경제현실을 얼마나 안이하게 봐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설비투자와 도소매판매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출 증가율은 7.7%에 머무르고 대미(對美)수출은 2.2% 감소했다. 경기(景氣)선행지수는 1월부터 3월까지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가 4월에 0.1%포인트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월 중소기업 경기전망도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여당은 지겹도록 정책의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등록세 폐지와 부동산거래세율 인하 방안을 밝히자 정부는 아직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대응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가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자고 하자 국무총리실과 건설교통부는 균형발전론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결정된 정책도 투자와 소비를 오히려 위축시킨다. 부동산세 강화와 개발부담금제 확대는 건설투자를, 유류세 담뱃값 공공요금 등의 인상은 소비심리를 움츠러들게 한다. 이러다 보니 금리정책은 부동산투기 잡기와 경기부양 사이에서, 환율정책은 수출과 물가 사이에서 표류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부 성장동력이 움직여야 한다. 정부 여당은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때다. 한 부총리의 말대로 지금은 우리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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