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청계천수사에 나를 잡으려고 하는구나 생각”

  • 입력 2005년 5월 30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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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李明博·사진) 서울시장이 청계천 주변 재개발 비리의혹 사건의 사정권에서 벗어나는 듯하다.

검찰이 27일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시장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기 때문. 이 시장은 29일 본보 기자와 만나 수사결과 발표 후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일을 벌이면 의혹의 눈길로 쳐다보니 공무원들이 일을 안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을 통해 절감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이번 사건 수사에 대해 처음 보고 받았을 때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간 ‘병풍(兵風)’ ‘총풍(銃風)’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스러져간 대권 후보들처럼 험난한 시련이 너무 빨리 찾아왔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사 초기부터 검찰은 “단서가 나오면 이 시장 수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은 이 시장 비리 또는 청계천 복원사업 전반에 대한 비리 수사로 세간에 인식되기도 했다.

“처음 보고를 접하고 내 자신이 너무 놀라 직접 주변사람들에게 전화를 일일이 걸어 확인했다. 내 자신은 내가 알지만 주위사람 속까지 알 수는 없으니…. 나도 뉴스만 보면 의심이 들 정도였으니까.”

이 시장은 “오해를 안 하려고 애썼지만 근거도 없이 비서관 수뢰, 개발업자 격려 의혹 등의 말이 흘러나오는 걸 보고 ‘결국 나를 잡으려고 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 하나 때문에 많은 주변사람들이 조사받고 피해본 데 대해 정말 미안한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결백이 완전히 입증됐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또 결백함이 입증된다고 해도 그동안 그가 입은 정치적 타격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앞으로의 대선가도에서 끊임 없이 이 시장을 괴롭힐 사안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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