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 ‘자립형 사립고’ 도약한다

  • 입력 2005년 5월 30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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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변했습니다”“세월따라 학교 건물도 참 많이 변했지요?”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정창현 교장이 본관 건물 앞에서 1908년 개교 당시의 본관 건물 사진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전영한  기자
“참 많이 변했습니다”
“세월따라 학교 건물도 참 많이 변했지요?”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정창현 교장이 본관 건물 앞에서 1908년 개교 당시의 본관 건물 사진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전영한 기자
서울 강북지역의 명문 사립고인 중앙고가 내달 1일 개교 97주년을 맞는다.

중앙고는 1908년 기호흥학회가 설립한 기호학교가 그 전신이다. 이를 1915년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이 인수한 이후 중앙고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사립 고교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고교평준화 제도가 도입되면서 강북의 다른 사학과 마찬가지로 획일적인 교육 과정, 교육 투자 빈곤과 우수 학생 모집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중앙고는 3년 후인 2008년 개교 100주년을 맞을 때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사립 고교 위상을 회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것이 바로 건학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자율성이 주어지는 자립형사립고 지정이다. 현재 자립형사립고는 전국에서 6개 고교가 시범운영 중이지만 서울에는 한 곳도 없다. 교육인적자원부는 6월까지 시범운영 실태를 점검한 뒤 추가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강남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강북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탄탄한 재정과 우수한 교사진을 확보하고 있는 강북의 명문고인 중앙고가 자립형사립고로 우선 지정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둘째로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중요성이 증대함에 따라 2, 3년 내에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남녀공학 전환은 사회적 추세에 걸맞은 변화로 학교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 시설, 설비의 확충과 리모델링에 나섰다.

이 학교 재단인 고려중앙학원은 150여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교사와 학생들이 교수·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교 100주년 기념관인 체육관과 식당 그리고 정보과학관 등이 내년 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본관을 비롯해 도서관 어학관 등의 리모델링을 통해 내년까지는 ‘하드웨어’ 부문의 재정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올해 부임한 정창현(鄭昌鉉·전 한국교원대 교수) 교장도 ‘학력 2배로 높이기’ ‘교사 전문성 업그레이드’ ‘학부모 참여와 연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 잘하고 신뢰받는 중앙’이란 위상 확립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인문계 고교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와는 달리 학생의 학습능력을 극대화시키고 대학에도 많이 진학시키는 것이 최상의 목표’라는 것이 정 교장의 지론이다.

정 교장은 “첨단 시설은 물론 건학이념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등 자립형사립고 전환에 필요한 여건을 모두 갖춘 데다 건실한 재단의 지원까지 확보한 만큼 개교 100주년을 계기로 중앙고가 강북의 명문고로 부활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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