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치솟는 송도…방치된 東區

  • 입력 2005년 5월 28일 0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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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의 야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삼면이 탁 트인 곳에 위치해 맑은 날 저녁이면 인천 앞바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한낮의 풍경은 밤경치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눈에 띄는 건물이래야 최근에 증축한 재능대학 캠퍼스와 송현동의 속칭 ‘수도국산’을 재개발한 주공아파트가 고작이다. 당장이라도 허물어질 듯한 30∼40년 이상 된 낡은 건물들이 즐비하다.

동구가 낙후됐다는 사실은 만석동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해 가난을 온 몸으로 이겨내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란 책을 통해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불과 6km 떨어진 송도국제도시는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 건설의 핵심으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위상이 높은 아파트 분양가로만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민간건설업체의 아파트 분양가는 2년 전보다 2배 이상 폭등했다. 전매가 가능한 송도의 오피스텔은 6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공기업인 인천시도시개발공사가 다음달 1일 분양하는 아파트 분양가도 50평 이상은 평당 10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불과 반년 만에 많게는 15%이상 오른 것이다.

부동산업자들은 내년에 민간업체에서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가 1500만 원이 넘을 것이라며 청약 신청을 부추기고 있다.

반대로 동구의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 예상가가 600만 원 안팎이라니 이대로라면 2.5배나 높은 가격인 셈이다.

송도의 ‘묻지 마 투자’ 열기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송도의 개발 목적이 신도시 건설이 아니라 홍콩과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첨단 국제 비즈니스도시 조성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는 분명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분양가 인상이 송도를 투기장으로 만들고, 동북아 경제의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구도심 재생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예산을 현실화해 구도심의 도시기능 회복의 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송도국제도시와 송림동을 비롯한 구도심권 사이의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이승후 재능대학 아동문학과 교수 sunbee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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