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인천 인화여고 카누부

  • 입력 2005년 5월 28일 0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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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환경도 열악한데 대단하네요. 축하합니다.”

최근 한강 미사리 카누 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제22회 대한카누연맹회장배 카누대회 시상식장에서는 종합 우승(여고부)을 차지한 인천 인화여고(교장 이행선) 카누부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지역 특성상 저수지, 호수 등 훈련장소가 부족한 인화여고 카누부가 열악한 환경을 딛고 올해 해군참모총장배에 이어 2관왕에 올랐기 때문.

인화여고 카누부는 6월 파로호 카누대회와 이어 치러지는 카누선수권대회,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잇따라 종합우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1992년 이후 13년 만에 한 해에 치러지는 전국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

인화여고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선수와 감독, 코치의 남모르는 땀과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인화여고 카누부 6명의 평균 신장은 160cm가 조금 넘을 정도로 왜소하다.

카누는 키가 커야 패들(Paddles·카누나 카약에서 사용하는 노)을 다루기가 쉬워 유리하다. 인화여고 선수들은 대회 시상식 때 가장 높은 1위 시상대에 오르지만 2위 시상대 오른 선수들과 키 높이가 비슷해 항상 화제가 될 정도.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화여고 카누부는 매년 12∼3월 초 ‘지옥의 동계훈련’을 실시한다.

김현주(32) 코치는 “겨울철에 유연성과 근력을 기르고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것이 좋은 성적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소라(18·3학년) 선수는 “지옥 동계훈련을 통해 협동심과 기술력이 키워지고 그 힘이 시합에서 발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화여고 카누부 선수 대부분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한 채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운동만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줄 힘이 된다는 확신 때문.

“실업팀에 들어가 몇 년 열심이 뛴 뒤 제 손으로 돈을 벌어 대학에 입학하고 싶어요.”

졸업을 앞에 둔 최윤정(18·3학년), 서리라(18·3학년) 선수의 꿈이다. 이들은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 손바닥에 못이 박히도록 패들을 젓는다”고 말했다.

2학년인 조아란(17), 이희연(17), 김은선(17) 선수는 “올해 전국대회를 모두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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