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도 부족한 재계총수 “건강엔 왕도가 없다”

  • 입력 2005년 5월 28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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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는 왕도가 없다.”

최근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박성용(朴晟容)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잇따라 타계하면서 재계 총수들의 건강관리법에 관심이 많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데다 많으면 1년에 절반가량을 해외출장으로 보내 신체의 리듬이 깨지기 쉬운 재계 총수들. 이들은 과연 건강을 어떻게 지킬까.

요약하면 국내 최고 부자들도 건강관리에는 비결이 없다는 것이다.

○ 걷자, 또 걷자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은 부인 홍라희(洪羅喜) 여사와 함께 매일 오전 서울 남산을 산책한다. 물론 산책길엔 항상 경호원이 따라붙는다.

1999년 폐 부근의 림프절 암 진단을 받았다가 완치된 이 회장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相生)회의에서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걷는 것으로 늘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 중에도 오전에는 숙소 근처 공원을 찾아 걷는다.

3년 전 시작한 맨손 스트레칭도 빠뜨리지 않는다. 반신욕도 건강관리법 가운데 하나다.

허창수(許昌秀) GS그룹 회장도 걷는 걸 좋아한다. 점심 약속 장소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집무실에서 지하철 2구간 이내이면 늘 걸어서 다닌다. 허 회장은 운동량이 부족한 임원들에게도 만보계를 직접 사주며 걷기를 권할 정도.

이구택(李龜澤) 포스코 회장도 아침에 서울 강남구 포이동 집 근처의 구룡산을 산책하며 정신을 맑게 한다. 두주불사형이었던 그는 “제철소장 할 때 평생 마실 술을 다 마셨다”며 최근엔 술을 자제하는 편이다.

조양호(趙亮鎬) 한진그룹 회장은 산행을 통해 건강을 다진다. 취미도 산에서 사진 찍는 것이다.

○ 운동이 최고

타고난 강골인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아침 일찍 일어나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해 달리기를 한 뒤 반신욕으로 몸을 푼다.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은 SK 임직원들의 건강관리법인 심기신수련(心氣身修練·명상+호흡+체조)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말이면 워커힐호텔 테니스 코트로 달려가 친구들과 땀을 흘린다. 그의 테니스 실력은 선수급으로 알려져 있다.

박삼구(朴三求)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시간 날 때마다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땀을 흠뻑 흘린다. 수영과 골프도 즐긴다.

박용오(朴容旿) 두산그룹 회장은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조깅을 하고 수시로 헬스장에서 몸을 만든다.

○ 규칙적인 생활과 소식(小食)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은 마음을 밝게 가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애쓰는 스타일. 술도 적당히 즐기며 식사는 소식을 원칙으로 한다. 주말엔 골프를 즐긴다.

83세의 고령인 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 회장은 ‘오전 6시 기상, 오전 10시 업무 시작, 오후 6시 퇴근, 오후 11시 취침’이라는 시간표를 정확히 지킨다. 60대 들어 술, 담배를 모두 끊은 뒤에는 산책과 정원 가꾸기로 건강을 돌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인 강신호(姜信浩) 동아제약 회장은 78세의 고령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다. 그는 밥 반 공기씩 먹는 소식을 ‘강철 체력’을 유지하는 건강비결로 꼽는다. 골프를 칠 때도 전동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다. 계열사인 수석무역(J&B 수입판매회사) 이복용(李福用) 사장은 “강 회장은 4월에 중국에서 열린 조니워커클래식 골프대회에 초청됐을 때 나흘 연속 라운딩을 하고도 끄떡없었다”고 귀띔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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