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동아태委 청문회]힐 “필요하다면 北과 직접 대화”

  • 입력 2005년 5월 28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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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적인 고립 상태를 유지하면 결국 공산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6일 전망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와 함께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동아태 소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북핵 6자회담이 계속 진전이 없으면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형식과 방안들이 논의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데려오지 못하면 6자회담 과정은 실패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6자회담과 북-미 양자회담=힐 차관보는 “6자회담 과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필요하다면 북한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유연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북한이 양자회담을 갖자고 얘기하지만 중요한 것은 진지하게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동북아시아 지역에 완전히 융화되고 미국과 완전히 변화한 관계를 가지려면 인권과 테러지원국 문제, 불법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미사일 기술 확산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대화에 대한 입장=힐 차관보는 “우리는 남북 대화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면서 “한국민이 대화를 지속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영양실조 상태인 사람들이 있고 그것은 북한의 현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끔찍한 일이기 때문에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려는 한국의 노력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을 특별히 강조한 뒤 “남북한 사람들은 같은 민족”이라면서 “우리는 한반도를 분단된 상태로 남겨둔 것이 비극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군유해 발굴 작업 중단=롤리스 부차관보는 북한이 6자회담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 유해 발굴 작업 중단에 관한 질문에 “문제는 우리가 북한에 보낸 미군 인력에 대한 보호”라면서 “북한과 적절한 절차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발굴팀의 파견을 임시 중단하는 것은 사리에 맞다”고 답변했다.

그는 “유사시 미군 병력이 인질로 붙잡힐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추측은 맞지 않다”고 부인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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