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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임영웅 연극계 원로 35년전 끈 ‘산불’ 다시 불댕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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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임영웅 연극계 원로 35년전 끈 ‘산불’ 다시 불댕기다

입력 2005-05-28 03:10수정 2009-10-0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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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국립극장에서 ‘산불’을 공연한 이후 35년 만에 다시 공연하는 차범석(왼쪽) 임영웅 씨. 신원건 기자

“이번 공연은 대사 하나 빼지 않고 원작 그대로 무대에 올리는 ‘완본 산불’이 될 겁니다. 1970년엔 6·25전쟁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던 시절이라 사람들이 참혹하게 죽는 장면 같은 건 부분적으로 생략했죠. 하지만 전쟁을 모르는 요즘 젊은 세대에겐 오히려 이를 알려줄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임영웅(71·극단 산울림 대표) 씨의 말에 극작가 차범석(81) 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 연극계의 원로인 두 사람이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 ‘희곡 작법의 교과서’로 불리는 연극 ‘산불’을 3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산불’은 1951년부터 1961년까지 10년간 구상한 작품이에요. 국립극장으로부터 대본 청탁을 받고는 한 달 반 만에 완성했죠.”(차 씨)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인네들만 남은 어느 산촌에 빨치산 규복이 숨어든다. 규복과 이 마을의 두 여인 점례와 사월이 몰래 관계를 맺으면서 비극이 벌어진다. 1962년 초연은 이진순 씨가 연출을 맡았다.

“사실, 이 연극은 그 시절엔 100% 검열에 걸릴 작품이었죠. 어떻게 빨치산이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나. 그런데 국립극장이 제작하고 국립극단이 공연한다니까 방심하고 검열을 안 한 거지.”(임 씨)

“누군가 직무유기를 한 거지, 허허.”(차 씨)

오히려 ‘공연 반대’는 배우들로부터 나왔다. 과부만 남은 마을이 배경이다 보니 남자 배역이 거의 없어 당시 국립극단 남자 배우들이 “여자만 나오는 공연은 재수 없다”며 반대해 한동안 공연을 못하다가 나중에 무대에 올랐다.

‘산불’은 지금까지 연극은 물론 영화, 오페라, 무용, TV드라마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작품화됐다. 현재는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평생 연극 현장을 지켜온 두 사람은 후배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요즘은 연극이 너무 어려워. 포르테, 포르테만 갖고는 작품이 안 되지. 피아니시모도 있어야 감동이 있지.”(차 씨)

“연극에서 리얼리즘은 미술에서 구상과 같아요. 추상을 잘 그리려면 구상부터 배워야 하는데, 요즘 연극 하는 걸 보면 구상을 건너뛰고 추상화부터 그리려는 것 같아.”(임 씨)

다음 달 4일까지. 02-2280-4115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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