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송도국제도시 ‘시설부실도시’

  • 입력 2005년 5월 27일 0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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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3월 16일 동북아 최고의 비즈니스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뜻으로 ‘송도신도시’의 명칭을 ‘송도국제도시’로 바꿨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에 입주를 시작한 주민들은 이런 말들이 남의 얘기 같다. 대중교통 등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시설 확충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신송고등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과속 차량을 피해 왕복 4차로를 건너고 있었다. 아직 횡단보도가 없는 탓에 학생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무단횡단하고 있는 것.

학생들은 버스정류장 표시도 없는 길거리에서 10분 정도 기다리다 버스에 올랐다.

매일 오후 9시 이 학교에는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태우려는 학부모들의 승용차와 학원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중교통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송도국제도시를 오가는 대중교통은 시내버스 6번과 6-1번 등 2개 노선이 전부다.

그나마 도심을 빙빙 돌아 주안역, 동인천역 등 경인전철 주요 역을 가기 때문에 1시간 이상 버스를 타야 한다.

김유림(19) 양은 “버스가 너무 돌아 제물포 역까지 1시간 10분이나 걸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주안역 등으로 곧바로 가는 마을버스 노선을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는 동사무소가 없어 먼우금초등학교에 임시 마련된 현장민원실에서 주민들이 전입신고와 주민등초본 발급 등 민원을 보고 있다.

게다가 주민자치센터, 우체국, 소방서, 파출소 등 행정기관 등은 1∼2년 지나야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주민불편이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아파트 주변에 가로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밤만 되면 어둠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 정모(43) 씨는 “밤이 되면 암흑으로 변해 산책은 엄두도 내지 못 한다”며 “국제도시에 아파트를 계속 지으면서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3월 말부터 ‘풍림아이원’ 아파트 848가구가 입주를 시작한 송도국제도시는 6월 금호, 9월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등 올해 4460가구가 입주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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