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주방 균이 무서워…조사가구 62%서 식중독균 검출

  • 입력 2005년 5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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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돌아왔다. 기온이 올라가면 세균 번식이 그만큼 빨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수도권 100여 가구 주방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가구 중 6가구의 주방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대장균도 곳곳에서 검출돼 대부분의 가정에서 주방 위생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 10가구 중 6가구에서 식중독균 검출

소보원이 올해 3, 4월 수도권 103가구 주방의 행주, 냉장고, 도마, 수저통, 식기건조대 바닥 등 5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가구는 63가구로 62.1%나 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많이 검출된 주방용구는 행주로 46가구(44.7%)에서 검출됐다.

또 103가구에서 채취한 총 515점의 시료 중 495점(96.1%)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대부분 가정의 주방 위생 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방에서 대장균이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냉장고의 육류 및 생선보관실인 ‘신선실’로 대장균이 평균 1100만 마리나 나왔다.

○ 행주는 매일 소독하는 것이 바람직

익히지 않은 육류 및 생선을 자른 칼과 도마는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소독제로 살균하는 과정을 거친 뒤 다른 식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독제로는 ‘락스’나 ‘데톨 외용액’ ‘애경 순샘 뽀드득’ 등이 있다. 주기적으로 햇볕에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기와 생선을 만진 손은 비누와 따뜻한 물을 이용해 20초 이상 씻으면 세균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고기와 생선을 만질 때 손에 상처가 있다면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비닐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주방 싱크대의 배수구는 음식물 찌꺼기로 인해 세균이 왕성하게 번식할 수 있는 곳이다. 물 1L에 락스 5mL(찻숟가락 1개)를 넣은 용액을 주기적으로 부어 주면 세균뿐만 아니라 냄새도 없앨 수 있다.

냉장고 내부를 청소할 때는 세제로만 닦지 말고 소독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행주는 매일 마지막 사용 후 소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독은 전자레인지에서 8분 이상 가열하거나 10분 이상 삶는다. 햇볕에 말리는 것도 좋은 소독 방법이다.

○ 음식 보관 기간 유의해야

소보원은 실온에서 방치한 지 4시간이 지난 음식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섭씨 5∼60도의 기온에서는 세균이 번식을 시작하므로 끓인 음식을 식힐 때도 최대한 빨리 식힌 뒤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실온에서 장시간 식힌 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 보관 기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냉장실에서 쇠고기나 돼지고기는 3∼5일이 적정 보관 기한이다. 특히 소보원은 닭고기의 적정 보관 기한은 1∼2일로 다른 육류에 비해 짧다고 밝혔다.

소보원 소비자안전센터 홍준배(洪準培) 과장은 “미국에서도 식중독 사고의 10%가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기온이 좀 더 올라가면 식중독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주방 위생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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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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