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사재 들여 ‘포항 빛살아동센터’ 연 주부 최지혜씨

  • 입력 2005년 5월 26일 07시 08분


코멘트
《“내 아이만 잘 자라서는 우리 사회가 온전하게 되기 힘듭니다. 후원자 등이 저소득층 자녀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아이들 가운데 1명이라도 그 빛을 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지난달 초순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에 민간 아동복지시설인 ‘포항 빛살아동센터’의 문을 연 최지혜(崔智惠·40·여) 씨는 25일 이렇게 말했다. 최 씨는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그가 사재를 들여 개소한 빛살아동센터는 40여 평 규모로 현재 기초생활수급대상자 가정과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의 자녀 3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 초등학생인 이들은 수업이 끝나면 이곳에 와 ‘자원봉사 선생님’들에게서 오후 늦게까지 학습지도를 받거나 종이접기, 풍선 만들기 등을 하며 비교적 즐겁게 지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수필가 박은주(朴銀珠·38·여) 씨는 “비(雨) 이름 짓기 과제에서 한 어린이가 ‘발랑발랑비’라고 적어내 이유를 물었더니 ‘비가 내릴 때면 바람이 함께 불어 우산이 뒤로 발랑발랑 젖혀지기 때문’이라고 답해 1등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초등학생뿐 아니라 지난주부터 중고교생 10여 명도 찾아와 자원봉사자인 한동대 학생들로부터 영어와 수학, 과학 등을 배우고 있다. 이곳의 교육 프로그램은 다른 복지시설 등에 비해 뒤지지 않는 데다 무료이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빛살아동센터에는 소장인 최 씨 등 사회복지사 2명이 상주하며 아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보육 문제와 교육 등에 대한 상담도 하고 있다. 2003년 경주의 서라벌대 사회복지과에 뒤늦게 입학한 최 씨는 올해 2월 졸업과 함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대 초반부터 봉사활동을 해 온 그는 포스코 제강부에 다니는 남편 황석주(43) 씨와 함께 포스코 봉사단에서 적극 활동하기도 했다.

최 씨는 “끊임없이 후원자나 독지가가 나타나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고 밝혔다. 문의 054-242-3458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