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계 5029’ 韓美갈등 재연되나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코멘트
한미 정상회담 준비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양국은 한때 회담 장소를 워싱턴 백악관이 아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텍사스 주 크로퍼드 개인목장으로 잡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양국은 부시 대통령이 7월 초순 크로퍼드 목장에 머무는 동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그곳을 방문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을 마친 뒤 크로퍼드 목장에 머무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퍼드 목장은 부시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게 각별한 우의를 표시하는 회담 장소로 애용해 온 곳이다.

그러나 이런 구상은 백악관이 난색을 표하면서 무산됐고, 회담 장소는 결국 백악관으로 잡혔다. 날짜도 6월 10일로 당겨졌다.

정부 당국자는 “청와대 차원에서는 크로퍼드 회담을 추진하지 않았지만, (의전을 중시하는) 외교통상부는 크로퍼드 회담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크로퍼드 회담은 미국 측이 먼저 제의했고, 외교부는 ‘그런 의사가 있다면 나쁘지 않다’는 뜻을 적극 밝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작계 5029(북한 내 급변사태 대비 시나리오)’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게 될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작계 5029는 그동안 한미 양국이 함께 논의해 오다 올해 초 한국 정부가 북한의 정권 붕괴 등 유사시 미군이 지휘권을 갖는 방안에 반대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신문은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정치 불안으로 핵물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시각이 미 정부 일각에 존재한다”며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런 우려를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