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의혹]‘김재복 문건’ 盧대통령에게 보고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코멘트
감사원 조사받은 김재복씨행담도개발㈜ 김재복 사장(왼쪽)이 25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한국도로공사에서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의 조사를 받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조사실을 나서고 있다. 감사원은 김 사장이 민간인인 점을 감안해 도공 사무실로 불러 출장조사를 했다. 성남=연합
감사원 조사받은 김재복씨
행담도개발㈜ 김재복 사장(왼쪽)이 25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한국도로공사에서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의 조사를 받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조사실을 나서고 있다. 감사원은 김 사장이 민간인인 점을 감안해 도공 사무실로 불러 출장조사를 했다. 성남=연합
충남 당진군 행담도 개발사업을 추진해 온 행담도개발㈜이 정부가 추진 중인 서남해안개발사업(S프로젝트)의 ‘개념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위원장 문정인·文正仁)를 통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또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이 지난해 여름 청와대를 한 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찬용(鄭燦龍)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여름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면담을 요청해 청와대의 내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 김 사장이 같이 왔다”며 “그 자리에서 S프로젝트에 대한 싱가포르 측의 투자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정 전 수석은 김 사장이 인건비 지출 문제로 행담도 개발사업을 함께 추진해 온 한국도로공사 측과 마찰이 있다는 얘기를 해 5월 3일 손학래(孫鶴來) 도공 사장과 김 사장을 함께 만나 중재를 시도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북아시대위 비서관을 지낸 정태인(鄭泰仁)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7월 동북아시대위와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행담도개발㈜이 S프로젝트의 개념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는 노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동북아시대위와 행담도개발㈜이 맺은 MOU에는 행담도 개발사업을 S프로젝트의 시범 사업으로 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동북아시대위는 이에 따라 김 사장을 적극 지원했으며, 올 2월 행담도개발㈜과 도공 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김세호(金世浩) 당시 건설교통부 차관에게 협조 공문을 보낸 사실도 있다고 정 비서관이 전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김 사장을 경기 성남시 판교의 도로공사로 불러 지난해 2월 도공 측과 ‘불평등’ 자본투자협약을 성사시킨 경위와 S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경위, 이 과정에서 문 위원장과 정 전 수석 등 정부 핵심 인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감사원은 금명간 문 위원장과 정 전 수석, 정 비서관도 조사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이날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한 일일현안점검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동북아시대위의 행담도 개발사업) 지원 과정에서 만에 하나 잘못이 있을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김만수(金晩洙) 대변인이 전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