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광수]우량 中企에 돈 좀 빌려주세요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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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한국 경제는 회복의 기미가 잠시 보였다가 사라진 것이 아닐까.

중소기업 현장에서 보는 우리 경제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은 4분기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가 장담했던 상반기 3.4%, 올해 4%대의 성장목표 달성은 매우 힘들게 됐다는 걱정이 앞선다. 1분기 산업생산증가율이 2001년 이후 최저(분기 기준)로 돌아선 데다 소비자가 보는 경기전망 지표인 소비자기대지수 또한 4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 경제가 더블 딥(Double Dip)에 빠진 것이 아닌가 싶다.

더블 딥이란 ‘두 번 떨어진다’는 뜻으로 경기회복 중 일시적인 경기둔화 현상을 말한다.

더욱이 배럴당 5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에다 △원화 강세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 등 세계 환율전쟁 △북한 핵 위기 등 겹겹이 쌓인 악재가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1분기 은행 대출금 증가율은 3.1%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자금수요량을 보이고 있다.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지수로 나타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중 자금의 편재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돈이 되는’ 일반대출 위주의 영업전략을 굽히지 않는 한 담보력과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금융서비스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그러다보니 유휴 자금이 500조 원으로 불어나 부동산과 집값만 부추기는 악순환을 초래케 한 것이 아닌가.

정부가 이러한 동맥경화 현상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지 않으면 경제 회복은 요원하게 보인다. 더욱이 실업률이 4%를 넘고 주당 35시간 이하 근로자와 구직단념자 및 실망실업자 등 준실업자를 합치면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노동자는 15%에 이른다.

또 해외 유학파 등 고학력 청년 실업률이 무려 8.6%나 되는 데다 가계부채가 50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요즘이다. 일부 지각없는 부모들의 사교육비, 해외유학비 및 해외연수비가 16조 원으로 이는 교육 예산의 60%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경기둔화 현상을 반전시키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바를 제언하고자 한다.

우선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의 저금리 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에게 금리 부담은 기업할 의욕을 꺾는 중요한 요인이다.

둘째,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로 한미 공조를 코너로 모는 것으로 비치는 정부의 태도 역시 중소기업인들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불안정한 대북 관계도 문제지만 미국 등 수십 년 동안 지켜왔던 우방과의 관계도 기업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판단 잣대다.

셋째, 노조를 편드는 듯한 정부의 정책도 노사관계의 불안을 자초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노사갈등에 대한 법 집행을 강화해 ‘등을 돌리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는 것은 기술력 있는 우량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정부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한도를 크게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광수 대천실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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