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그룹 캐스커 2집 ‘스카이랩’ 발매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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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그룹 '캐스커' 멤버 이준오(왼쪽)와 융진. 변영욱 기자
프로젝트 그룹 '캐스커' 멤버 이준오(왼쪽)와 융진. 변영욱 기자
세련된 전자음악인 ‘라운지’ 장르를 들고 나타난 남녀 2인조 프로젝트 그룹 ‘캐스커’.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룹 이름에 담긴 의미를 암호 풀 듯 해독해 내야 한다. 첫째, ‘캐스커’는 2003년 멤버 이준오(30)가 만든 1인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둘째, ‘캐스커’는 이준오가 좋아했던 만화 ‘베르세르크’의 여주인공 이름이다. 셋째, ‘캐스커’는 2003년 1집 ‘철갑혹성’을 냈지만 활동을 하지 않아 16일 발매된 2집 ‘스카이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신인 아닌 신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풀어야 할 암호는 ‘캐스커’가 들고 나온 ‘감성 라운지’라는 장르다.

“보통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라운지 계열의 장르는 재기발랄한 이미지만 부각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런 발랄함 속에 인간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감성 라운지’라고 말하는 거죠.”(이준오)

2집 음반 ‘스카이랩’의 재킷에는 1960년대 프랑스 거리를 배경으로 흰 우주복을 입고 노트북을 든 한 남자가 서 있다.

“최첨단의 노트북을 들고 있는 그 남자는 60년대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없어 비애를 느낍니다. 저희 음악도 ‘소외’에 대한 인간의 비애를 감성적으로 표현했죠.”(이준오)

‘캐스커’의 말대로 이들의 음악은 통통 튀는 발랄한 라운지 음악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 트랙까지 다 들으면 눈물이 핑 도는 ‘신파극’이다. 특히 이번 음반에 보컬로 참여한 여성 가수 융진(24)의 목소리는 ‘감성 자극’의 진원이다.

“다소 몽환적으로 불렀어요. 슬프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발랄하지도 않게…. ‘인간적’인 느낌이 나도록 불렀다고나 할까요.”(융진)

이들의 2집 ‘스카이랩’은 타이틀 곡 ‘고양이와 나’를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963년/1982년의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에서 착안한 곡 ‘7월의 이파네마 소녀’ 등 전체적으로 일렉트로닉 보사노바와 경쾌한 라운지 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또 ‘디스코이드’는 이번 음반에서 가장 대중적인 21세기형 디스코 곡. 그런가 하면 ‘탱고 토이’는 구슬픈 탱고 음악을 전자적으로 희화화한 곡으로 ‘캐스커’의 실험성을 엿볼 수 있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캐스커’만의 음악을 하려고 합니다. ‘전자음악’이라는 커다란 전차를 타면서 보사노바, 탱고, 월드뮤직 등의 정류장을 지나고 있는 셈이죠. 종착역이요? 환갑 전까지는 없을 겁니다.”(이준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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