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즈그룹 ‘살타첼로’ e메일 인터뷰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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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재즈계의 ‘한국통’으로 불리는 5인조 그룹 ‘살타첼로’가 고 손기정을 기리는 콘서트를 갖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첼리스트 볼프강 신들러, 색소포니스트 페터 레헬, 키보드 주자 페터 신들러, 베이시스트 미니 슐츠, 타악기 주자 헤르베르트 바흐터. 사진 제공 빈체로
독일 재즈계의 ‘한국통’으로 불리는 5인조 그룹 ‘살타첼로’가 고 손기정을 기리는 콘서트를 갖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첼리스트 볼프강 신들러, 색소포니스트 페터 레헬, 키보드 주자 페터 신들러, 베이시스트 미니 슐츠, 타악기 주자 헤르베르트 바흐터. 사진 제공 빈체로
“친절하고 부지런한 한국인이여, 환상적인 김치여, 기다리세요, 곧 갑니다!”

다섯 음악인들의 e메일에서는 환호가 묻어났다. 3월 손기정 추모음반 ‘42.195 그레이트 손’을 발매하면서 한국 사랑을 과시한 독일 5인조 재즈그룹 ‘살타첼로’. 그들이 6월 19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다섯 번째 내한 공연인 ‘손기정 헌정 공연’을 갖는다.

‘살타첼로’는 2000년 2집 앨범 ‘세컨드 플러시’에서부터 ‘옹헤야’ ‘나그네 설움’ 등 한국 선율을 편곡 연주해 한국과 독일 재즈 팬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어떻게 해서 한국 선율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셨죠.

“우리 다섯 사람은 모두 슈투트가르트에 살고 있습니다. 첫 앨범은 주로 라틴 선율을 응용했는데, 어느 날 한국 사람의 파티에 초대되어 특이한 선율과 훌륭한 음식 맛을 알게 됐죠. 그 뒤로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샅샅이 뒤져보게 되었어요.”(페터 신들러·키보드·리더)

―한국 음악의 어떤 점이 멋있다고 생각하나요.

“한국 음악에는 풍부한 ‘스윙(흔들거림)’이 있고, 즉흥성을 발휘할 만한 공간이 곳곳에 있죠. 이런 점에서 재즈와도 많이 닮았어요.”(페터 레헬·색소폰)

―한국 음악을 재즈에 도입한다는 게 쉽지 않은 실험이었을 텐데….

“제가 제안했고, 음악을 들어본 멤버들이 동의하기까지 5초가 걸렸습니다.” (페터 신들러)

―마라토너 손기정의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틈날 때마다 인터넷에서 한국에 관한 모든 것을 찾아보다 독일의 한 저널리스트가 손기정에 대해 쓴 글을 읽게 되었죠. 베를린 올림픽 당시의 기록영화를 찾아보았습니다. 슬픈 표정을 한 마라토너가 시상대에 서서 가슴의 일장기를 한사코 가리려고 하는 모습이 마음을 움직였어요. 부지런하고 낙관적인 한국인들이 이런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페터 신들러)

―다섯 사람 모두 한국 음식광이기도 하다고 들었는데요.

“베이시스트 미니 슐츠와 저는 특히 김치광이지요. 우리는 가끔 한국 음식 재료 상점에 들러요. 김치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김치 담그는 재료를 사기 위해서죠! 다른 팀 멤버들은 김치를 빵에 올려 먹기도 하지만, 우리는 김치만의 순수한 맛을 아주 즐깁니다.”(마르쿠스 팔러·드럼)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 악기나 음악인이 있다면….

“우리 모두 해금의 매력적인 음색에 감명을 받았지요. 협연했던 음악인 중 해금연주가 강은일 씨는 특히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볼프강 신들러·첼로)

이번 공연에서 다섯 사람은 새 앨범에 실린 ‘위대한 손기정’ ‘빨리빨리(Dynamic Korea)’ 등 창작곡과 ‘밀양아리랑’ ‘강강술래’ ‘옹헤야’ 등을 연주한다. 2만2000∼10만 원. 02-599-5743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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