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이수호 동지”…민노총 지도부와 첫 만남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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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노동자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민주노총 지도부가 만났다.

룰라 대통령은 24일 오후 3시 20분부터 1시간여 동안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수호(李秀浩)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 6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국빈 방문으로 정부혁신세계포럼 참석차 방한한 룰라 대통령과의 간담회는 민주노총이 오랜 기간 연대관계를 맺어 온 브라질 노총(CUT)의 노력과 룰라 대통령의 적극적인 수용으로 성사됐다. 방한한 외국 정상이 민주노총 지도부를 단독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

민주노총 지도부는 간담회를 가진 뒤 그 내용을 공개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노조 지도자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사례가 드문 만큼 성공적으로 임기를 끝내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노조 출신 지도자가 나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룰라 대통령이 2년 4개월의 재임 기간에 브라질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창출된 것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 노동자의 현실, 정부와의 관계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룰라 대통령이 특히 정부와 노동조합의 원만한 관계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룰라 대통령 집권 이후 브라질은 우리의 ‘노사정위원회’와 비슷한 기구인 ‘사회경제위원회’를 통해 노사정이 서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관계자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민주노총 지도부에게 ‘동지’라는 호칭을 썼고, “다음 기회에 브라질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은 간담회 말미에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느 계급에 속해 있는가. 나는 대통령 이후에 어디로 갈지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해 노동자로 돌아갈 뜻을 비쳤다고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전했다.

1945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969년 노동운동에 뛰어든 룰라 대통령은 1980년 노동당(PT)을 만드는 등 ‘브라질 노동운동의 대부’로 활동하다가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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