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무르티 회장 “정부, 기업들에 최적의 환경 제공해야”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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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을 꿈꾸던 사회주의자에서 자본가로.’

한국 정부와 유엔 공동 주관으로 24일 개막된 제6차 정부혁신 세계포럼에 ‘이색경력’을 가진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인도의 인포시스 공동창립자 나라야나 무르티(58·사진) 회장은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젊은 시절 사회주의자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도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인도공대(IIT) 출신의 엘리트.

사회주의 정치인을 꿈꾸던 무르티 회장은 “1970년대 프랑스를 방문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사회주의 노선으로는 인도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가치를 창조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정부가 아닌 기업이라는 점에 생각이 미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1981년 동료들과 공동으로 인포시스를 창업할 당시 수중에 있던 돈은 모두 250달러. 출발은 소박했지만 이들은 고객과 직원, 그리고 사회를 존경하고 원칙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모토를 내걸고 사업을 시작했다.

인포시스는 1991년까지만 해도 1년 매출액이 2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매출액이 20억 달러(약 2조 원)에 이를 정도로 아웃소싱과 기업용 소프트웨어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떠올랐다. 세계 주요 대기업들이 고객이며, 한국의 LG도 그중 하나.

그는 시장에서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을 궤도 일탈에 대한 규제역할(regulator), 시장 참여자에 대한 촉매역할(catalyst), 시장 시스템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촉진시키는 역할(facilitator)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제공해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시간 비행거리 이내인 곳을 여행할 때는 지금도 이코노미석을 고집한다. 살고 있는 집도 1987년에 지은 다소 낡은 주택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 씨는 인포시스가 전 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격하고 세계화의 강력한 힘을 실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무르티 회장이 생각하는 세계화는 무엇일까. “가장 저렴하게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곳에서 자본을 모아, 가장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곳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가장 이윤이 높은 곳에서 파는 것이 세계화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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