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중력 이용한 관측법으로 수만광년 밖 행성 발견

  • 입력 2005년 5월 24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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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처음으로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이 관측법은 지구와 비슷한 질량의 행성을 발견하는 데 유용해 앞으로 외계 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충북대 물리학과 한정호(韓正浩·41) 교수와 한국천문연구원 박병곤(朴炳坤·40) 박사는 미국 등 국제연구팀과 공동으로 칠레 소재 광학우주망원경으로 중력렌즈 현상을 통해 지구에서 1만500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에 위치한 이 행성은 질량이 지구의 600배이며 중심의 별로부터 약 3억 km(지구와 태양 거리의 2배) 떨어져 회전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주변 행성의 영향으로 별이 발하는 빛의 스펙트럼 양상이 달라지는 ‘분광(分光)’ 현상을 통해 외계행성 160여 개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별이 밝아야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지구보다 수백 배 크고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수백 광년 떨어진 것만 발견할 수 있었다. 1광년은 빛의 속도(초속 30만 km)로 1년간 이동한 거리.

한 교수는 “중력렌즈 관측법은 수만 광년 떨어진 행성도 찾을 수 있다”며 “특히 지구와 질량이 비슷한 행성도 발견할 수 있어 외계 생명체 연구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력렌즈 현상이란 별 2개가 지구에서 볼 때 한 시선상에 놓이면 뒤에 있는 별에서 나온 빛이 앞의 별의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현상. 이때 앞 별이 행성을 거느렸다면 휘어지는 양상이 달라진다.

이번 연구는 한국 미국 뉴질랜드 이스라엘 연구진이 참여하는 ‘외계행성 찾기 프로젝트(micro-FUN)’의 성과로 미국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조만간 게재된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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