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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전망 왜 자꾸 틀리나]‘릴레이 성장공식’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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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전망 왜 자꾸 틀리나]‘릴레이 성장공식’ 끊긴다

입력 2005-05-24 03:07수정 2009-10-09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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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구조가 뭔가 달라졌다.” 요즘 재정경제부의 핵심 고위 관료들은 사석에서 자주 이런 말을 한다. 재경부의 경기 예측이 자꾸 빗나가는 데 대한 답답함에서 나온 발언이다. 재경부는 지난해 수출이 잘 되자 “곧 내수도 회복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올해 초에는 “소비심리가 풀리고 있으니 실물경기도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재경부의 이런 전망들은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고 과거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경제성적표는 이런 전망을 비웃듯 어긋나고 있다. 금리를 낮추고 공공사업을 벌여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백약이 무효’라는 말까지 나온다.

재경부의 고민에 해답의 실마리를 주는 보고서를 금융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이 각각 발표했다.

두 보고서는 “산업 간, 기업 간, 계층 간 소득의 양극화로 한국경제의 구조가 달라져 아랫목의 온기(溫氣)가 윗목으로 가는 경로가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윗목의 찬 기운이 아랫목의 따뜻한 기운을 냉각시키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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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극화가 성장률 낮춘다

금융연구원 하준경(河俊坰) 연구위원은 23일 ‘경제 양극화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경제 양극화가 지금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경제성장률을 매년 1.15%포인트 떨어뜨린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잠재성장률(5%)의 4분의 1가량이 양극화로 잠식당하고 있다는 것. 양극화 문제에만 제대로 대처해도 작년 경제성장률은 4.6%에서 5.75%로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778조4000억 원이니까 약 8조 원이 날아간 셈.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간 양극화에 따른 근로자의 비효율적 이동으로 성장률 0.725%포인트 감소 △소득 양극화로 인한 교육투자 부족으로 성장률 0.325%포인트 감소 △소득 양극화로 인한 기술혁신 속도 저하로 성장률이 0.112%포인트가 감소한다. 다만 고소득층의 저축이 늘어 성장률을 0.01%포인트 높이는 효과도 있다.

○ 교육 투자 부족이 소득 감소로

양극화로 인한 결과 중 성장률을 가장 크게 잠식하는 부분은 근로자의 비효율적 산업 간 이동이다.

하 연구위원은 이를 “경제의 ‘창조적 파괴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후 기업에서 밀려난 명예퇴직자들이 식당이나 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에 대거 진출해 ‘자영업의 공멸’을 부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첨단 기계를 도입할 때 사회적으로 최선의 결과는 매출, 이익, 투자가 늘면서 고용도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용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밀려난 근로자들은 소득이 적은 직장으로 옮기거나 실업자가 돼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다.

빈곤층의 증가도 잠재성장률을 낮춘다. 교육 투자 부족은 자신과 자녀의 미래 소득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의 교육투자도 정규직 위주로 이뤄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소득 양극화는 교육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기술혁신 속도를 늦춘다. 하 위원은 “능력이 있어도 교육비 부담 때문에 고급 인력이 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우리 사회가 가진 고급 인력의 수가 줄어들거나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 소득 감소가 내수 불황 부른다

산업연구원 강두용(姜頭龍) 연구위원은 곧 발표할 보고서의 요약본에서 “최근의 소비 부진은 가계부채 부담보다는 소득분배 구조 악화로 인해 중간층과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감소한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양극화로 중간층 이하의 소득이 늘지 않아 소비를 하지 않고 결국 성장잠재력을 까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충분한 소비를 하고 있는 고소득층은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를 소득 수준에 따라 5단계로 나누었을 때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은 2003년과 2004년의 실질소득이 1.2%, 1.3%씩 줄었다. 도시근로자의 평균소득은 같은 기간 1.7%, 2.2% 늘었다. 불황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를 포함한다면 소득이 줄어든 폭과 계층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가계소득이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도 내수 불황의 원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기업의 이익은 매년 48.5% 증가했지만 개인소득은 고작 1.7% 늘어났다. 특히 자영업자의 주소득인 영업소득은 매년 4.6% 감소했고 금리생활자에게 중요한 재산소득도 저금리의 여파로 매년 3.1% 줄었다.

강 연구위원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면서 저소득층의 실질소득마저 줄어 경제 규모에 걸맞은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기 기자 eye@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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