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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EO 출신 삼성문화재단 한용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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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EO 출신 삼성문화재단 한용외 사장

입력 2005-05-23 09:34수정 2009-10-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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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기보다 잘 쓰기가 더 어렵다”고 말하는 한용외 삼성문화재단 사장. 그는 “문화 향유는 특수계층이 독점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주훈 기자

“돈 버는 것보다 제대로 쓰는 게 더 어렵습디다.”

한용외(韓龍外·58) 삼성문화재단 사장은 2000년부터 4년 동안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한 전자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 브랜드와 치열한 승부를 벌였던 그는 요즘 삼성 리움(Leeum) 미술관에 푹 빠져 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리움 미술관에서 한 사장을 만났다.

“문화사업은 미래를 내다보고 돈을 쓰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계열사에서 번 돈을 어떻게 잘 쓸까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지난해 10월 19일 문을 연 리움 미술관에는 지금까지 6만 명이 다녀갔다.

“리움 미술관을 ‘특권층’만 즐기는 곳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관람하기 며칠 전에 인터넷을 통해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와서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예약이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한 사장은 직접 자신의 책상에 앉아 인터넷을 두드렸다. 평일엔 그 다음 날도 예약이 가능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관람이 가능했다.

삼성전자 CEO 출신이라는 비즈니스 경험은 리움 미술관에서 첨단기술과 문화의 접목으로 나타났다. 관람객은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지급받는다. ‘똑또기’로 불리는 이 디지털 전시가이드는 미술관 전시품 앞에 서기만 하면 자동으로 작품 해설을 해 주는 최첨단 제품.

“이재용(李在鎔) 상무가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세계적인 미술관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미술관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내놓은 게 ‘똑또기’입니다.”

토머스 크렌스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장과 닐 맥그리거 대영박물관장, 제임스 호트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이사회 회장 등이 리움 미술관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PDA를 들고 미술관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2, 3시간은 충분히 걸린다.

리움 미술관에 상설 전시돼 있는 작품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합쳐 200점 남짓. 고 이병철(李秉喆) 회장이 기증한 작품과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 홍라희(洪羅喜) 리움 미술관장이 수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1974년 제일합섬에 입사한 한 사장은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감사팀 재무팀 운영팀 관리팀 경영지도팀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감사팀에서 일할 때 장부를 뒤지다가 5만 원이 비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20만 원이 드는 출장을 다녀왔던 일화를 소개했다.

“예전에는 직원이 부정한 돈을 1만 원만 받아도 해고시켰습니다. 1993년 이 회장이 모든 것을 다 바꾸자는 ‘신경영’을 선언한 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정에 연루되면 단호하게 책임을 물었지요.”

한 사장은 문화 예술인들과 교류하느라 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리움 미술관이 열린 공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문화 접촉 기회를 자주 마련해 줘야 커서도 문화를 즐길 수 있거든요.”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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