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회장 별세]현대家 1세대 경영 사실상 막내려

  • 입력 2005년 5월 23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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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발표회장의 고 정주영-세영 회장1983년 5월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고유모델인 ‘스텔라’ 신차발표회장.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국내 중형 자동차시장에 새로운 역사를 써 갔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오른쪽)과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왼쪽). 사진 제공 현대산업개발
스텔라 발표회장의 고 정주영-세영 회장
1983년 5월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고유모델인 ‘스텔라’ 신차발표회장.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국내 중형 자동차시장에 새로운 역사를 써 갔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오른쪽)과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왼쪽). 사진 제공 현대산업개발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영(永)’자 항렬의 현대그룹 창업 1세대 가운데 절반이 세상을 떠났다. 생존해 있는 1세대들도 막내인 정상영(鄭相永) KCC 명예회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그동안 계열사별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옛 현대그룹은 이미 ‘몽(夢)’자 ‘선(宣)’자 항렬의 2, 3세 후계구도가 구축됐다.》

● 현대그룹 창업 1세대는 어디로

옛 현대그룹을 창업한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은 6남2녀의 장남으로 여동생 한 명은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났다. 형제 가운데는 5남인 신영(信永) 씨가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신영 씨의 유복자인 몽혁(夢爀) 씨에게 현대정유와 현대석유화학을 맡겼으며 몽혁 씨는 현재 에이치에비뉴앤컴퍼니 회장을 맡고 있다.

70년대 울산공장 포니 생산라인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로 개발된 ‘포니’는 1976년 1월부터 본격 양산되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울산 현대자동차 포니 생산라인 전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국 경제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정주영 명예회장은 2000년 아들인 정몽구(鄭夢九) 회장과 고 정몽헌(鄭夢憲) 회장 간의 ‘왕자의 난’, 채권단 주도로 이뤄진 현대그룹 구조조정 등의 불운을 겪으며 2001년 향년 8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바로 밑 동생인 정인영(鄭仁永) 한라그룹 명예회장은 1953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형과 함께 현대그룹을 키우다가 1977년 한라의 전신인 현대양행으로 독립했다.

그러나 1997년 말 외환위기로 극심한 자금난에 몰렸을 때 현대그룹의 자금지원을 받지 못해 형제간 갈등의 골이 깊었음을 보여 줬다.

막내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2003년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지키겠다’며 조카며느리인 현정은(玄貞恩) 현대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상중(喪中)에 조카의 그룹을 빼앗으려 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금융당국으로부터 5% 공시의무 위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정 씨 일가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는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 2, 3세 후계 체제 구축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몽필(夢弼) 씨가 1982년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정몽구 회장이 사실상 현대 가문의 정통성을 잇는 장자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초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鄭義宣) 씨가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오너 3세 체제를 확고히 다졌다. 최근에는 맏딸 성이(聖伊) 씨가 현대·기아차의 광고를 전담할 ‘이노션’의 최대 주주로 나서기도 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鄭夢根) 현대백화점 회장도 작년 말 아들들에게 지분을 넘기면서 장남인 정지선(鄭志宣)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맏딸 지이(志伊) 씨가 현대상선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작년에 정몽진(鄭夢進) KCC 회장을 비롯한 세 아들에게 주식을 넘기면서 경영권 상속 작업을 마무리했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현대중공업 지분 10.8%를 갖고 있지만 아직 자녀들이 어려 후계구도 논의는 나오지 않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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