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칸영화제 폐막…황금종려상 다르덴형제‘아이’

  • 입력 2005년 5월 23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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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취재하다 납치된 ‘리베라시옹’지의 플로렌스 오베나 기자와 통역사 후세인 하눈에게 이 상을 바친다. 칸이 그들이 계속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근거가 되기를 바라며, 납치자들에게도 우리가 그들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확고히 보여 주는 메시지가 되길 소망한다.”

22일 새벽(한국 시간) 폐막한 제5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아이’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벨기에의 형제 감독 장피에르와 뤼크 다르덴의 수상 소감은 이례적이었다. 시상식장인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메운 2400여 관객은 뜨거운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다르덴 형제는 1999년 ‘로제타’에 이어 두 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이다.

올해 칸의 화두는 ‘가족의 재발견’이었다.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이’는 살기 어렵다고 자신의 아이를 팔아버린 젊은 아빠가 아이를 다시 찾아 나서는 이야기. 지난해 한국의 ‘올드 보이’가 받았던 그랑프리(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미국 짐 자무시 감독의 ‘브로큰 플라워스’ 역시 중년에 접어든 바람둥이 남성이 자신도 몰랐던 19세 아들을 찾아가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이다. 짐 자무시는 “할 말을 잃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라스 폰트리에, 빔 벤데르스, 구스 반 산트 같은 거장들 사이에서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며 기뻐했다.

감독상은 알제리 전쟁이 프랑스 가족에 남긴 상흔을 그린 스릴러 ‘은폐’를 내놓은 미하엘 하네케(오스트리아)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자신의 감독 데뷔작인 ‘멜키아데스 에스트라다의 세 번의 매장’에서 주연까지 맡았던 할리우드 스타 토미 리 존스가, 여우주연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룬 영화 ‘프리 존’의 하나 라슬로(이스라엘)가 받았다.

‘극장전’으로 뒤늦게 경쟁부문에 초청돼 수상이 기대됐던 홍상수 감독은 수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비공식부문인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조선족 장률 감독의 ‘망종’이 프랑스독립영화배급협회(ACID)상을, 감독주간에 초청된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가 국제평론가협회(FIPRESCI)상을 각각 받았다.

칸=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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