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된장’ 아시나요…“잡냄새 없고 구수해”

  • 입력 2005년 5월 23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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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식품공학과 대학원생들이 매년 2차례 실습용으로 제조해 교내에 한정판매하고 있는 ‘서울대 된장’에 대해 전재근 농생명공학부 교수가 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서울대 식품공학과 대학원생들이 매년 2차례 실습용으로 제조해 교내에 한정판매하고 있는 ‘서울대 된장’에 대해 전재근 농생명공학부 교수가 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조 실장 나요, 이번엔 한 개 꼭 좀 부탁합시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조성인(趙成仁) 기획실장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폭주하는 ‘청탁’ 전화에 곤욕을 치른다. 청탁 대상은 ‘서울대표’ 된장. 이 대학 식품공학과 대학원생들이 실습용으로 매년 5월과 10월, 1년에 2차례 담그는 된장이다.

3kg들이 한 상자에 2만 원, 한 번에 생산되는 양은 450개. 23일 출시를 앞두고 교내에 ‘된장 분양’ 공고를 내자마자 벌써 주문량이 2000여 건을 넘었다.

그러나 정부 고위공직자와 학내외 고위층 인사들의 민원이 적지 않다 보니 분배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것. 일반판매가 금지되어 있으며, 1980년대부터 재료값만 받고 교내에서 한정판매해 그 수익금을 환수하고 있다.

100% 국산 콩으로 만든 이 된장은 노란색에 가까운 밝은 황갈색을 띠며, 잡냄새가 없고 구수한 향에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는 것이 먹어본 사람들의 평.

된장은 작고한 김호식(金浩植) 교수가 1960년대 발효식품에 관한 연구를 시작할 때 처음 만들었다. 당시 대학원 조교였던 전재근(全在根) 농생명공학부 교수는 “일반 가정에서 비위생적으로 제작되던 장(醬)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계몽사업이었다”고 소개했다.

1980년대 말 김치냉장고를 발명하기도 한 전 교수는 “한국 된장, 김치 등이 항암 효과가 높다는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우리의 발효식품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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