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충북 청주 공군사관학교 내 컴퓨터 비행시뮬레이션 대회장. 일반 참가자 2명과 함께 컴퓨터 모니터를 지켜보던 이한호(李漢鎬) 총장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 총장은 이날 대회 개막에 앞서 컴퓨터로 가상비행을 하는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을 직접 시연했다.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은 컴퓨터 키보드와 실제 전투기 조종간을 본 딴 조종장치를 이용해 사이버공간에서 가상비행을 할 수 있게 한 것.
1호기를 조종하며 F-15 비행편대를 지휘한 이 총장은 컴퓨터 모니터 상의 레이더에 다른 참가자가 조종하는 가상적기가 포착되자 침착하게 사정권으로 유인한 뒤 공대공 미사일로 격추시켰다. 비록 실전은 아니었지만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던 많은 참가자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 총장은 이후 사이버 상에서 동료 전투기들과 함께 멋진 편대비행 시범을 보이고, 단독으로 고도의 공중기동을 펼쳐 참가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대회에는 비행시뮬레이션 부문에 200 여명, 모형항공기 날리기 부문에 1600 여명이 참가해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중 올해 5회째인 비행시뮬레이션 대회는 F-15, F-16 등 최신예 전투기의 공대공 및 공대지 공격, 주요 인사가 탑승한 에어포스 원의 안전한 지상 착륙, 비행기 설계 등의 분야로 나뉘어 진행됐다.
식전 개막행사로는 국내 유일의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의 에어쇼와 공군요원들의 스카이다이빙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또 각종 비행시뮬레이터와 게임 소프트웨어 전시회도 열렸다.
한편 이날 행사 참가자들 중에는 일가족과 함께 비행시뮬레이션 대회에 나선 전업주부 정영순(40) 씨와 모형항공기 날리기 부문에 참가한 경남 이천분교의 전교생 12명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인천남고교에 재직 중인 한윤희(31·여) 교사는 교내 비행시뮬레이션 동호회를 창단, '사이버 여비행단장'으로 제자 11명과 함께 참가해 명예 지휘흉장을 받았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동아닷컴 도깨비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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