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에만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를 직접 주재해온 노 대통령은 이날은 예정에 없이 이 회의에 참석해 이 문제를 거론했다.
이는 18일 저녁 KBS2 TV의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에서 72세의 한 할머니가 20년 동안 유리공장에서 일해서 모은 2400만 원을 보증금으로 임대아파트에 입주했으나 건설업체가 부도나 보증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난 사연을 접한 데 따른 것.
노 대통령은 이전에도 임대아파트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보고받아 대강은 알고 있었으나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자 담당 공무원들에게 분명한 경고 신호를 줘야겠다고 판단한 듯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이 문제로 피해를 본 입주자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 탓에 이날 회의에는 주무 장관인 추병직(秋秉直) 건설교통부 장관도 불려왔다.
먼저 이날 회의에서는 18일 방영됐던 프로그램을 방송사 측에 의뢰해 20분 분량으로 편집한 녹화물을 참석자들이 시청한 뒤 의견을 나눴다.
노 대통령은 회의에서 “기업의 영업 자율성을 보장하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정책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대책 없이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무원들이 사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정책 시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같은 무책임한 정책 수행 방식은 국민으로부터 끊임없는 불신을 낳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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