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

  • 입력 2005년 5월 20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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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이주헌 지음/272쪽·1만1000원·예담(고교생)

그림은 도대체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 걸까?

‘느낌이 있는 그림 이야기’ 등 그림을 보는 힘을 기르는 책을 꾸준히 써온 저자는 이 책에서도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직간접적으로 일러 준다. 부드러운 문체로 설명한 글을 읽다 보면 초보자들이 대충 보아 넘기기 쉬운 그림 구석구석에 숨겨진 의미도 새롭게 다가온다. 청소년 독자를 겨냥해 쓰인 책은 아니지만 쉽게 쓰여 고교생이 읽기에도 무리 없다.

딸을 안고 발을 씻겨 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메리 커샛의 ‘목욕’. 단정하게 틀어 올린 어머니의 머리에서 이마로 한두 가닥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통해 저자는 방금 전까지도 다른 집안일로 분주했을 그녀의 숨 가쁜 일상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부모라면 짐베르크의 ‘부상당한 천사’를 보라. 부상당한 어린 천사가 들것에 실려 어디론가 가는 이 그림은 어린이가 어른들에게 혼났을 때 그들의 기분과 상처받은 마음이 어떤지를 표현했다. 안쪽으로 꺾여 휘어진 날개, 풀 죽어 고개 숙인 모습은 부모들에게 아이를 꼭 껴안아 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앞으로 아이를 야단부터 치기 전에 부모가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돌아보게 된다면, 이 그림 한 점이 그 어떤 육아교육서보다 훌륭한 가르침을 준 것이 아닐까.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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