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 입력 2005년 5월 20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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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마광수 지음/352쪽·1만 원·오늘의 책

마광수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쓴 운명에 관한 에세이다. 결론은 ‘운명은 없다’이다.

그는 박학다식하게 동서고금의 철학과 종교학, 문학 지식을 동원해가며, ‘신의 섭리’니, ‘전생의 업보’니, ‘안빈낙도’니 하는 말로 운명의 굴레에 가두려는 여러 운명관에 날카로운 칼을 들이댄다. 나아가 운명을 극복하는 나름의 방법론도 제시한다.

마 교수는 모든 종류의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운명적 결정론들은 비합리적 사고이며 창조적 감성을 제약하고 정당한 쾌락 추구를 억누른다고 주장한다. 모든 행복과 불행은 능동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는 것. 인간의 운명을 이끌어가는 것은 유전법칙의 메커니즘과 그 사람이 속한 가정 및 사회 환경이지만, ‘본능적 자유의 추구’와 ‘쾌락에의 당당한 열정’이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굳게 믿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 이후 고초를 겪은 그가 상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펴낸 책이다. 힘든 고비를 넘기고 그 자신이 체념적 운명론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얻은 결과물들을 쏟아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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