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체위의 역사’… 남성상위 체위는 ‘선교사 체위’

  • 입력 2005년 5월 20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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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위의 역사/안나 알테르, 페린 셰르셰브 지음·문신원 양진성 옮김/184쪽·1만5000원·열 번째 행성

지금 우리가 정상체위라고 부르는 남녀 정면 체위는 이른바 ‘선교사 체위’라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중세시대에 유럽의 백인 신부들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에게 동물처럼 엉덩이를 드러낸 채 섹스하지 말고 엉덩이를 감추고 얼굴을 마주보는 정면체위를 하라고 강요함으로써 결국 인간을 동물계와 완전히 단절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신성하고 성스럽다는 의미에서 ‘선교사 체위’라고 명명한 것.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체위의 역사를 나열한 책이다. 침실의 에로틱한 테크닉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가장 은밀한 사적 공간인 침실에서 벌어지는 사랑의 몸짓들 역시 역사와 시대라는 시공간을 반영하는 산물이라는, 한마디로 체위를 코드로 한 인류학적 보고서다.

흔히들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괴상망측한 체위들조차, 또 이성애뿐 아니라 동성애 양성애 같은 성적 소수자들의 성행위 역시 나름대로 역사 속에서 배경을 갖고 태어난 산물이라는 것을 다양한 생물학적 민속학적 자료를 통해 나열한다. 온갖 기기묘묘한 체위를 묘사한 갖가지 사진과 그림들이 따라온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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