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PC산업]세계적 업체도 치열한 경쟁

  • 입력 2005년 5월 20일 0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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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컴퓨터(PC) 산업만 어려운 게 아니다.

한때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던 PC 산업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정체 상태에 빠졌다. 세계적인 업체들도 공급 초과에 따른 낮은 이익률과 치열한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다.

○ 고성능 PC 필요 없다

PC 시장이 정체된 가장 큰 이유는 일반 사용자가 최신형 PC를 구입할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

인터넷, e메일, 사무용 소프트웨어 정도를 사용하는 일반인은 굳이 비싼 PC가 필요 없다. 386에서 486으로, 펜티엄으로 새로운 중앙연산처리장치(CPU)가 나올 때마다 PC를 바꾸던 것은 옛말이다.

지금은 기존 PC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늘리거나 속도가 더 빠른 인터넷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돈을 쓰는 게 합리적이다.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에는 고성능 PC가 필요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다.

PC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이다. 세계적으로는 게임기용 게임이 규모가 훨씬 크다.

게임 마니아들은 PC 대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같은 게임기를 선택한다. 영상 처리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 역시 성능이 나쁜 PC로 접속해도 무리 없이 돌아가게 설계한다. 접속이 잘 안 되면 손님을 잃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PC 업체로 보면 악재다.

○ 델과 애플

올해 초 IBM이 PC 부문을 중국계 레노버에 매각했고 HP는 PC 부문에서 수익이 안 나 고민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PC 시장에서 잘하고 있는 기업은 델과 애플 정도.

애플컴퓨터가 최근 PC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누구나 갖고 싶을 정도로 뛰어난 디자인 덕분이다. i맥에서 미니맥에 이르기까지 고정 팬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은 데스크톱 PC로 성장했지만 최근 들어 데스크톱 PC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작년 44%였던 데스크톱 PC의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1∼3월)에 40%로 낮아졌다. 그 대신 프린터, 서비스, 가전제품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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