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람 중요한 줄 누가 모르나

  • 입력 2005년 5월 19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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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인적자원(人的資源)위원회가 출범한다는 소식이다. ‘국가의 핵심인재를 키워내는 일이 어떤 일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意志)가 반영된 기구라고 한다. 경제계 대표까지 포함시켜 인적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겠다는 위원회의 취지는 좋다. 그러나 그동안은 위원회가 없어서 인재를 인재답게 키우지 못하고, 보석 같은 인재조차 국내에서 활용하지 못했는가.

정부는 새 위원회를 만들기에 앞서 그간의 관련 정책들이 인적자원 개발과 육성이라는 목표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오히려 민간 차원의 인재개발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고, 개인단위 가족단위에서 성취욕구가 강한 나라에선 국민 각자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고, 인재를 인재로 귀하게 대접하는 환경만 조성되면 인재가 더 길러지고 해외로도 덜 빠져나갈 것이며 나갔던 인재들도 돌아올 것이다. 인재 육성을 갈망하는 모든 나라들은 바로 이런 길을 택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정책은 겹겹이 규제(規制)투성이이고, 심한 경우 사회적 형평을 내세워 특정 집단에 불이익을 가하는 ‘심술’까지 부린다. 영재 육성은 평준화정책의 벽에, 대학 혁신은 각종 정부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그 결과는 해외유학 러시 등 ‘교육 엑소더스(대탈출)’와 하향 평준화, 개인의 의욕 저하 등의 부작용이다.

행정권력, 정책권력이 개인의 자유와 창의(創意), 교육의 경쟁원리 등을 발목잡고 인재들에게까지 평등의 덫을 놓는 한 아무리 인적자원 육성을 강조해도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다. 새 위원회가 내세우는 대학 혁신이라는 목표도 현 상태에서는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다.

물론 인적자원 개발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영재의 조기발굴과 육성, 정보통신과 생명공학과 같은 국가전략 분야의 육성, 대학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기구의 설치가 아니라, 정부와 지도층의 마인드와 접근 방식을 바르게 교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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