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칸영화제 문턱 낮아졌나…만화원작 올해 2편 초청

  • 입력 2005년 5월 19일 1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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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하 '신 시티' 표지
만하 '신 시티' 표지
예술영화가 만화를 손짓한다.

11일(현지시간)부터 열리고 있는 제58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출품된 21개 작품 중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와 프랭크 밀러, 로버트 로드리게스의 ‘신 시티’는 모두 만화가 원작이다.

예술영화 취향인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두 편의 만화 원작 영화가 동시 초청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지만 최근 칸의 ‘만화 사랑’은 유별나다. 지난해는 만화 원작인 한국 영화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만화 ‘신 시티’는 미국 그래픽 소설(graphic novels·분량이 길고 하드커버 등 소설과 같은 형태를 취하는, 예술성 높은 만화를 미국과 유럽에서 부르는 말)계의 최고 권위자 프랭크 밀러의 1991년 작품. 밀러는 ‘배트맨’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는 ‘어두운 기사의 귀환’을 지어 배트맨에 어둡고 시니컬한 모습을 불어넣었으며 이밖에 ‘데어데빌’ ‘엘렉트라’ ‘로보캅 2, 3’ 등의 작품이 있다.

‘신 시티’의 시사회 후 열린 기자회견의 주인공은 단연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였다.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은 “나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만화 ‘신 시티’의 컷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며 원작에 경의를 바쳤다. 로드리게스 감독은 영화 영어 원제도 ‘프랭크 밀러의 신 시티(Frank Miller's Sin City)’로 지었다.

밀러가 미국의 최고 인기 작가라면 ‘폭력의 역사’의 원작만화를 그린 존 와그너는 지난 25년 동안 영국 최고의 그래픽 소설가로 명성이 높았다. 원작 만화는 1997년 작.

크로넨버그 감독은 “폭력을 통한 복수와 구원이라는 와그너의 주제의식에 매혹 당했다”고 말했다. 와그너는 1995년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을 맡은 미래 SF 영화 ‘저지 드레드’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두 만화는 모두 블랙코미디적인 유머와 타협을 모르는 냉소주의, 그리고 초강력 폭력 장면을 담은 느와르다.

칸=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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