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軍 국경도시도 강제진압…코라수프에 1000명 진입

  • 입력 2005년 5월 19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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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적인 정권에 대항해 이슬람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수백 명이 사망한 우즈베키스탄 정국이 ‘소요와 진압의 악순환’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동부 안디잔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이 국제적 우려를 촉발한 가운데 18일 밤 안디잔 인근 국경도시인 코라수프를 장악하고 있던 이슬람 반군 세력도 강제 진압 당했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들 반군은 안디잔 소요 사태 다음 날인 14일 인구 2만 명의 코라수프를 점령했고 그 후 이 도시는 무정부 상태에 빠져 있었다.

농민 출신의 반군 지도자인 바크티오르 라키모프 씨는 그동안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 치하에서 노예처럼 살기 싫다. 코란(이슬람 경전)에 따라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18일 밤 우즈베키스탄 정부군 1000명이 이 도시에 진입한 뒤 라키모프 씨를 포함한 반군 지도부 대부분이 체포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코라수프 주민들에 따르면 정부군의 반군 진압 과정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들렸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 야당인 자유농민당은 18일 수도 타슈켄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카리모프 대통령은 시민에 대한 테러를 자행하며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내각의 즉각 사퇴 △야당이 참여하는 과도정부 수립 △3개월 내 대선 실시 등 3개 항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도 이날 안디잔 유혈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독자적 진상조사 필요성을 역설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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