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방수로 공사 재개 의미=인천 부평구 철마산을 발원지로 하는 굴포천은 계양구∼경기 부천시와 김포시∼한강으로 이어지는 데 대부분의 유역이 해발 10m 이하의 저지대로 상습 홍수 피해 지역이었다.
정부는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1994년부터 부평구 도심구간에서 귤현보에 이르는 길이 8.5km의 굴포천 상류에 대한 확장 정비공사를 벌여 2000년 끝냈다.
이어 굴포천의 물길을 한강이 아닌 서해 쪽으로 돌리는 배수로(14.2km) 건설 공사가 2001∼2003년에 이뤄졌다.
건교부는 이 배수로의 폭을 100m로 확장해 한강까지 연결하는 경인운하를 만들어 홍수 피해를 예방하면서 연안 해운을 통해 수도권 물류난을 해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경부와 환경단체 등이 “경인운하를 건설할 경우 한강 본류와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의 오염 물질이 인천 앞바다에 유입돼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이 사업이 전면 보류됐다.
최근 건교부 환경부 환경단체 지역주민 등은 경인운하 건설사업을 별도로 논의하는 ‘굴포천 유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을 전제로 굴포천 배수로 공사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남은 과제=건교부는 굴포천 배수로 폭을 2008년까지 80m로 늘릴 계획이지만 우선 40m로 확장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달 말 각계 대표 13명으로 구성되는 ‘굴포천 유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내년 상반기까지 경인운하 건설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한 뒤 배수로 확장 3단계 공사(폭 80m)가 이어질 예정이다.
협의회 측은 경인운하 사업 타당성 용역을 맡고 있는 DHA 컨소시엄(본사 네덜란드)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운하를 건설할지, 아니면 백지화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건교부 하천관리과 안종석 경인운하 담당은 “치수 대책으로 굴포천 방수로 확장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며 경인운하 사업은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인 ‘환경정의’ 박용신 토지정의국장은 “굴포천 폭이 40m로 확장되면 오염이 우려되지만, 자연배수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최소 규모로 확장 공사를 벌어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했다”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경인운하 건설사업 추진이 결정되면 그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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