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北 핵무기개발 1963년부터 동분서주했다

  • 입력 2005년 5월 1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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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63년부터 핵무기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음이 옛 소련의 외교문서에 의해 재확인됐다고 1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북한이 1963년 6월 소련으로부터 소형 연구용 원자로 IRT-2000을 도입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미국 우드로윌슨국제연구센터가 러시아 외무부와 헝가리 정부의 문서보관소에서 최근 입수해 17일 공개한 문서는 북한이 이 원자로를 도입한 뒤 핵무기 정보를 얻기 위해 동유럽 국가들에 접근한 사실 등이 잘 나타나 있다.

문서에 따르면 1963년 8월 바실리 모스코프스키 평양주재 소련대사는 “북한이 핵무기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동유럽 공산국가들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고했고 한 달 뒤에는 “전문가들이 북한 지역에서 풍부한 우라늄 광석을 얻는 것이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양 정권은 우라늄 광산 개발을 위해 온갖 방면으로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용 원자로 설치 후 1년 반 뒤 김일성이 모스크바를 비밀 방문해 원자력발전소 건설 지원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는 평양주재 헝가리대사의 보고도 있다.

1976년 2월 헝가리 외무부 문서는 부다페스트 주재 북한대사관의 3등서기관 권오송 등의 허풍 섞인 발언을 전하고 있다. “한반도는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될 수 없다. 우리는 전쟁 준비가 돼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 핵무기로 싸우는 전쟁이 될 것이다. 지금 북한은 핵탄두는 물론 남한이나 일본에까지 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윌슨센터의 캐서린 위더스비 연구원은 김일성이 1986년 북한을 방문한 에리히 호네커 동독 서기장을 만나 “주한 미군이 남한에 갖고 있는 1000여 개의 핵탄두 중 2개만 사용해도 북한은 괴멸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공개된 문서들은 북한이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침공 가능성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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