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1분기 실적악화]유가-환율 악재에 수출기업 큰 타격

《상장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을 보면 한국기업들이 세계 경제여건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잘 드러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세계적 수준의 우량기업도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물건을 잘 만들어 팔아도 외부 여건 때문에 남는 게 없었던 셈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내수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도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기업들의 실적도 다소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곤두박질친 제조업체 실적

주요 제조업체의 실적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크게 나빠진 주원인은 수출 부진이다.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마저 움츠러든 것.

주요 기업의 수출이 양과 질에서 모두 좋지 않은 가장 큰 요인은 환율과 국제유가. 지난해 1분기 평균 달러당 원화 환율은 1170.6원. 올해 1분기 평균 환율은 1022.1원으로 148.5원(12.7%) 떨어졌다.

환율 요인만 보면 지난해 1분기 한국기업이 1달러짜리 물건을 해외에서 팔아 148원을 남길 수 있었다면 올해 1분기에는 같은 가격에 팔아도 이익을 낼 수 없었다는 뜻이다.

국제 기름값이 오르면서 제품의 원료비가 상승한 것도 수출기업에 악재로 작용했다.

중동산 두바이유의 국제가격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평균 29.51달러였다.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은 41.81달러로 1년 만에 41.7%나 올랐다. 이런 이유로 전체 상장 제조업체의 매출은 작년 1분기에 비해 3.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5.77% 감소했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11.73%에서 올 1분기에는 8.39%로 3.34%포인트 떨어졌다. 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남기는 이익이 117원에서 84원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 수출비중 높을수록 타격 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매출액과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1분기 매출은 13조812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17%, 영업이익은 2조1499억 원으로 46.37%나 줄었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세계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영업이익이 322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4613억 원)에 비해 30.06% 줄었다. 현대차의 환율 하락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액은 47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조선업체도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업체들이 모두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수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금융업은 매출과 함께 순이익이 늘었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45배 급증했다. 순이익도 78.05% 늘었다.

○ 상반기 중 본격 회복은 어려울 듯

당분간 환율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제 기름값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고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문제와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도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복병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까지는 국내 경기나 주요 기업의 실적이 크게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주명호(朱明鎬) 기업분석팀장은 “환율이나 국제유가 등 국제 경제여건이 1분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상장기업의 실적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이후 내수가 살아나면 기업 실적도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소 매출 증가율 상위 20개사 (단위: 억 원, %)
	매출	증가율
세양산업	121.26	551.24
녹십자	739.60	335.90
아이에이치큐	148.32	152.76
카프로	1618.14	151.24
텔코웨어	81.69	148.75
대유디엠씨	60.09	130.67
동양메이저	700.25	104.16
참이앤티	36.92	86.28
우방	457.77	81.08
한신공영	1,236.25	76.78
디아이	506.40	75.34
유엔젤	76.21	71.30
동원시스템즈	199.32	67.92
한국카본	215.54	62.11
진도	834.43	59.22
마니커	454.79	58.91
유니모테크놀로지	104.79	55.38
동해전장	231.98	53.61
한국주강	76.65	51.57
일성건설	245.04	51.04

코스닥 매출 증가율 상위 20개사
	매출	증가율
오디코프	175.87	2,513.22
유젠텍	8.03	1,725.00
모티스	88.44	1,604.05
세넥스테크	40.13	934.28
델타정보통신	38.69	781.32
에스인포텍	250.95	702.01
튜브미디어	25.72	643.35
액티패스	53.54	642.58
누리텔레콤	27.98	474.54
엠피오	94.11	292.13
디스플레이텍	410.24	189.68
삼지전자	168.64	164.49
덱트론	125.07	159.43
인디시스템	4.69	149.47
이니텍	28.00	148.67
삼우통신공업	29.62	148.49
유비스타	138.76	146.33
크로바하이텍	178.39	140.16
신원종합개발	235.26	136.16
미디어솔루션	12.81	132.07

거래소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 20개사 (단위: 억 원, %)
회사	영업이익	증가율
동양메이저	9.94	2,740.00
우방	7.10	1,928.57
케이티비네트워크	115.47	1,608.14
한국주강	5.40	1,536.36
라딕스	16.14	1,005.48
태경화학	3.66	916.67
대상사료	14.56	870.67
유엔젤	12.01	789.63
마니커	28.93	582.31
성원건설	184.86	564.25
케이아이씨	8.42	492.96
흥아해운	55.59	442.87
조광페인트	13.55	427.24
디에스알제강	8.47	398.24
삼립식품	13.31	348.15
한국카본	15.63	342.78
녹십자	67.51	312.65
원림	9.34	285.95
미래와사람	10.30	260.14
삼익LMS	30.15	225.95

코스닥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 20개사
	영업이익	증가율
비에스지	1.88	3,660.00
산성피앤씨	1.50	2,400.00
프로소닉	1.14	2,180.00
헤스본	2.59	2,058.33
유니슨	31.53	1,822.56
반도체ENG	3.61	1,800.00
모티스	6.70	1,388.89
한빛소프트	14.00	1,038.21
동문정보	16.35	693.69
코리아나	18.43	553.55
에프에스텍	1.27	504.76
한국와콤전자	1.94	487.88
유아이디	1.43	472.00
대현테크	17.45	438.58
오리콤	6.31	434.75
피씨디렉트	5.28	412.62
에듀박스	3.69	412.50
동부정보기술	17.59	408.38
삼영이엔씨	9.81	400.51
좋은사람들	17.03	390.78

거래소 순이익 증가율 상위 20개사 (단위: 억 원, %)
	순이익	증가율
마니커	18.88	7,452.00
아이에이치큐	20.19	3,054.69
텔코웨어	12.33	1,826.56
녹십자	118.21	1,398.23
신한	16.56	1,050.00
케이티비네트워크	110.16	942.19
동신제약	9.21	912.09
천일고속	14.19	754.82
동원시스템즈	8.44	727.45
새한미디어	324.35	647.01
한솔텔레컴	8.19	618.42
한신기계공업	7.40	566.67
휴스틸	334.34	546.32
동해전장	13.03	529.47
금양	9.13	440.24
미래와사람	11.53	436.28
남성	20.34	398.53
보해양조	10.86	391.40
삼립식품	14.19	382.65
진양	24.35	338.74

코스닥 순이익 증가율 상위 20개사
	순이익	증가율
아이즈비전	22.40	24,788.89
삼영이엔씨	9.94	3,213.33
루보	4.95	2,650.00
행남자기	45.14	2,251
좋은사람들	16.40	1,663
지어소프트	3.96	1,484
삼지전자	36.19	1,314
큐앤에스	9.33	1,081
시공테크	18.95	1,002
동문정보	11.00	948
디지탈온넷	35.41	935
대양제지	16.90	780
포이보스	8.03	773
동일기연	10.22	555
동양텔레콤	1.49	521
프럼파스트	0.85	467
이앤이시스템	1.47	425
휴맥스	30.77	406
삼일기업공사	3.13	397
리드코프	4.18	392
자료: 증권선물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