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목사-이각범교수 “親與-親野 딱지붙여 왜곡말라”

  • 입력 2005년 5월 18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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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화 정책 운동’의 출범을 준비 중인 서경석 목사(오른쪽)와 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 교수는 1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실사구시적 관점에서 나라 발전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선진화 정책 운동’의 출범을 준비 중인 서경석 목사(오른쪽)와 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 교수는 1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실사구시적 관점에서 나라 발전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는 허구다.”

‘중도(中道)’ 이념과 ‘선진화’를 기치로 내건 새로운 지식인 운동이 태동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초기 멤버인 서경석(徐京錫) 목사와 이각범(李珏範) 한국정보통신대 교수, 권태준(權泰埈)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주축이 돼 내달 13일 출범시킬 ‘선진화 정책운동’이다.

17일 만난 서 목사와 이 교수의 목소리를 종합해 운동의 실체와 방향을 알아본다.

―‘선진화’를 내걸었는데….

“진보와 보수의 싸움은 허구와 허명(虛名)의 싸움이다. 역사 발전의 단계를 앞당기겠다는 19세기 사회사상이 진보인데, 21세기에도 진보가 계속 진보일 수 있나. 사회 발전을 위해 지켜야 할 도덕적 규범을 지키는 것이 보수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대명사가 됐다. 이제는 허위와 가식을 벗어던지고 실사구시(實事求是)적 관점에서 나라 발전의 지혜를 모으자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폐쇄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한다. 자유주의적 개혁이 필요하지만 공동체적 관심이 결합해야 한다. 자유냐, 평등이냐는 논쟁보다 최적의 경제적 여건을 마련해 후손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이나 계층, 특수 이익을 지양하고 미래지향적 통합적 선진정책을 제시하겠다.”

―정치권과의 관계는….(이 대목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옳으면 지지하고 옳지 않으면 비판하겠다. 이념적 구분으로 이 운동을 어느 한쪽과 동일시하는 것을 경계한다. 보수다 진보다, 친여다 친야다, 이런 딱지를 붙여 운동의 진정성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운동 방향은….

“나라를 사랑하는 지식인들의 염원을 결집시켜 선진화 세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

―어떻게 모이게 됐나.

“인터넷 언론 ‘업 코리아’가 주최한 행정수도 이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담 과정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실사구시적 대안을 만들어 이전에 찬성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해법을 찾아보자는 논의에서 출발했다.”

―한미관계나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대등한 한미관계를 지향한다. 그렇다고 폐쇄적 민족주의 관점으로 재단하지도 않겠다. 우리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통일을 추구하지만 기존 정권의 맹목적인 대북 추종은 반대한다. 북한의 인권문제나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성토해야 한다. 실사구시적이면서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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