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건넨 업체, 한노총 복지센터 관리社로 사전내정

  • 입력 2005년 5월 18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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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소속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택노련)의 전·현직 간부에게 리베이트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T개발이 한국노총의 중앙근로자복지센터 시공업체 입찰에 참여했으며, 1998년경에도 한국노총에 근로자복지타운(조합원 아파트) 건립사업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복지센터 임대대행 및 관리업체를 정식으로 선정하기 전에 이미 T개발이 내정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노총 간부와 T개발과의 유착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16, 17일 본보 취재팀이 전택노련 최양규(56) 사무처장, T개발 이광남(李光男·65) 명예회장 등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확인됐다.

이 명예회장은 전택노련 초대 위원장으로 1998년부터 2년간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올해 3월부터 T개발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한국노총의 복지센터 시공과 관련해 2002년 말 시공 능력이 없는 T개발이 D주택을 내세워 시공업체 입찰경쟁에 참여했다는 것.

당시 노총은 공개경쟁입찰 대신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택했으나 D주택은 지명이 되지 않았는데도 다른 5개 업체와 함께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D주택은 1차 사전자격심사에서 재정 건전도 등이 문제가 돼 탈락했다.

또 T개발은 시공업체에서 탈락한 대신 지난달 6일 복지센터의 임대대행 및 관리업체로 선정됐다.

이 명예회장은 “관리업체 선정을 놓고 권오만(權五萬)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T개발 김모(58·구속) 대표 간에 사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가 T개발로 오기 전 이미 내정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관리업체 입찰에는 모두 13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권 사무총장은 관리업체 선정위원 중 한 명이었다. 한국노총은 비리의혹이 불거지자 10일 T개발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남순(李南淳) 한국노총 전 위원장과 권 사무총장, 임남훈(林南薰) 한국노총 경남본부 의장 등 4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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