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에 뺏긴 땅 ‘25년만의 배상’

  • 입력 2005년 5월 17일 2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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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민사25부(부장판사 서기석·徐基錫)는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땅을 빼앗긴 송모(78)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7일 원심을 깨고 “국가는 송 씨에게 9억83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한(소멸시효·5년)의 계산 시점(기산점)을 땅의 소유권 다툼이 마무리된 2000년 6월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그에 따르면 원고는 2003년 2월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유효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은 원고가 땅을 찾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1989년 4월을 기준으로 소멸시효 시점을 계산하고 있으나 당시에는 땅의 소유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어 원고가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송 씨는 1980년 8월 탈세와 뇌물 혐의를 추궁하는 계엄사령부 소속 합동수사본부 수사관들의 강요로 가족 소유의 땅을 국가에 넘긴 뒤 1989년 땅을 찾아 나섰고 2003년 2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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