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02>甘(달 감)

  • 입력 2005년 5월 17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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甘은 입(口·구)에 가로획(一)을 더해, 입속에 무엇인가 ‘맛있는 것’이 들어 있는 모습으로 ‘달다’의 뜻을 그렸다.

그래서 甘에서 파생된 柑(사탕수수나무 감)은 단맛(甘)을 내는 나무(木·목)인 ‘사탕수수’를 지칭하며, 甛(달 첨)은 혀(舌·설)로 느끼는 단맛(甘)을 말하고 이로부터 감미로움과 아름다움의 뜻이 생겼다.

甚(심할 심)은 원래 甘과 匕(비수 비)로 구성되어 숟가락(匕)으로 맛있는 것(甘)을 떠먹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후 匕가 匹(짝 필)로 바뀌어 지금처럼 되었다. 甚에서 숟가락으로 떠먹던 맛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斟(술 따를 짐)이 국자(斗·두)로 甚을 떠는 모습이고, …(오디 심)과 (심,침)(오디 심)이 직접 오디(뽕나무 열매)를 지칭함을 고려해 볼 때, 이는 오디(桑實·상실)로 담근 술로 추정된다.

甚으로 구성된 한자는 오디 외에도, ‘담그다’, ‘깊다’, ‘중후하다’ 등의 뜻을 가지는데, 모두 오디로 담근 술에서 그 의미가 나왔다. 즉 오디를 담가 술을 만들고, 오디술은 짙은 검붉은 색과 깊은 맛을 가지기에 ‘깊다’, ‘진하다’, ‘중후하다’의 뜻이 나왔고, 나아가 그러한 맛에 탐닉함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湛(즐길 담)과 +(탐하고 즐길 심)은 술(水·수, 酉·유)에 탐닉함을, *(즐거울 담)은 여자(女·여)에 빠짐을 말한다. 또 堪(견딜 감)은 흙(土·토)으로 만든 성이나 담이 튼튼하여 ‘견뎌 냄’을, 勘(헤아릴 감)도 勘當(감당)에서처럼 힘(力·력)이 강해 ‘견딜 수 있음’을 말한다.

戡(칠 감)은 창(戈·과)으로 대표되는 무력이 강하여 남을 ‘칠’ 수 있음을, 심(정성 심)은 마음(心·심)이 깊은(甚) ‘정성’을, 諶(참 심)은 말(言·언)이 중후하여야 ‘참됨’을 보여 준다. 또 ,(배알이 심)은 병((녁,역)·녁)이 오래되어 낫지 않고 계속해(甚) ‘재발하는 뱃병’을, .(찌를 침)은 손(手·수)로 깊게(甚) ‘찌름’을 말한다. 嘗(맛 볼·일찍이 상)은 맛있는(旨·지) 음식을 맛봄을 말하며, 旨는 甘으로 쓰기도 하는데 뜻은 같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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