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한자로 인성교육 삼산동 한길초교

  • 입력 2005년 5월 16일 20시 04분


코멘트
“지금 선생님이 출판에 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의 뜻을 누가 일어나서 말해볼까요.”(교사)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가정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한자성어입니다.”(학생)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삼산동 한길초등학교(www.hangil.incheon.kr) 5학년 2반 교실.

최소원(25) 교사가 나눠 준 ‘한문공부 학습장’에 실린 한자를 학생들이 필순에 맞춰 써 가며 음과 훈을 소리 내 읽고 있었다.

홍해인(11) 양은 “한자를 배우니까 단어의 의미도 쉽게 알 수 있고, 신문에 나오는 한자도 읽을 수 있어 무척 재미있다”고 말했다.

한길초교는 지난해 3월부터 전교생에게 아침 자습시간과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한자교육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우리말의 상당수가 한자에 어원을 두고 있어 한자를 배우면 단어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어휘력도 늘어 수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

이밖에 한자와 같은 표의(表意)문자를 가르치면 좌뇌와 우뇌가 모두 반응해 두뇌발달을 자극한다는 이론도 한자교육을 도입한 이유 가운데 하나.

예를 들어 ‘川’이라는 한자를 보았을 때 물이 흐르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우뇌가, ‘내’라는 뜻을 가진 ‘천’으로 읽는 글자로 이해하는 것은 좌뇌가 각각 반응함으로써 두뇌계발에 좋다는 설명.

특히 자투리시간을 이용한 교육 과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 학부모들이 한자교육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 리(里)는 ‘밭(田)’과 ‘땅(土)’이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밭은 사람이 곡식을 키워 먹을 수 있는 장소이며 땅은 사람이 집을 지어 살 수 있는 곳이지요.”

교사들은 한자를 교육할 때 반드시 한자의 기원이나 유래를 설명해 한자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각 학년별로 무료로 지급되는 학습장은 이 학교 교사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것.

1, 2학년은 숫자나 요일 신체 등과 관련된 한자를 공부하며 3, 4학년은 자연현상과 미풍양속을 소재로 한 한자를 교육한다. 5, 6학년은 생활덕목을 가르치는 한자성어 위주로 교재를 만들었다.

매년 7, 12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자능력 평가시험을 통해 상장과 상품을 지급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현재 200여명이 한국어문회 등 국가가 공인하는 단체에서 주관하는 한자급수시험을 통과해 2∼8급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고근제(61) 교장은 “한자를 교육하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유교적 가르침을 이해하게 돼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