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서 레저용보트 전복… 두가족 7명 사망

  • 입력 2005년 5월 1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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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을 맞아 서해안 섬에서 낚시를 즐긴 뒤 항구로 되돌아오던 레저용 보트가 뒤집히면서 보트에 타고 있던 두 가족 7명이 숨졌다.

15일 오후 4시경 경기 화성시 우정면 입파도에서 낚시를 하다가 인근 전곡항으로 돌아가던 구자훈(39·경기 안산시) 씨의 0.7t급 레저용 보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보트에 타고 있던 구 씨의 가족과 구 씨의 매제 김심환(33·서울 서대문구) 씨 가족 8명 중 7명이 숨졌으며 김 씨의 아내(30)는 구조됐다.

▽사고=이날 오전 전곡항에 도착한 구 씨 가족과 김 씨의 가족 14명은 구 씨가 조종하는 보트를 두 차례 나눠 타고 입파도에 들어가 섬과 보트에서 바다낚시를 즐겼다.

이날 오후 4시경 구 씨는 귀가하기 위해 김 씨 등 7명을 먼저 태우고 전곡항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소식이 끊겼다.

전곡항으로 떠난 구 씨가 4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자 입파도에 남아 있던 구 씨의 동생(29)이 해경에 신고했다.

이날 오후 11시부터 수색에 나선 해경은 16일 오전 6시 20분경 제부도 남쪽 김 양식장에서 김 씨의 아내를 구조했다.

이어 해경은 구 씨 등 7명의 시신을 제부도 남쪽 해역에서 발견했으나 보트는 찾지 못했다.

구 씨의 여동생 자영(28) 씨는 조카 김지현(3) 양을 등에 업은 상태에서 함께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이들이 발견 당시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으나 보트가 뒤집힌 이후 12시간 이상 바다에 표류하면서 체온이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은 보트가 빠른 속도로 달리다 어망 등 장애물에 걸려 전복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8시경 해경 전곡출장소에 실종 신고를 했으나 1시간 정도 지나 늑장출동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점=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수상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안전관리 대책은 허술한 상태다.

해경에 따르면 5마력 이상의 엔진을 장착한 보트 등을 조종하는 데 필요한 ‘동력 수상 레저기구 면허증’ 보유자는 2004년 12월 말 현재 3만6438명.

이들이 즐기는 수상 레저스포츠 기구는 1만2000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구 씨와 같이 개인이 소유한 보트는 등록하지 않아도 돼 입출항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망자 명단=구자훈 이난주(32·여) 구본정(5·여) 구자영 김심환 김도현(6·여) 김지현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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