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인들이 꼽은 베스트 시집 백석의‘사슴’

  • 입력 2005년 5월 16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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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 100년사에서 시인들이 최고로 꼽는 시집은 백석(사진)의 ‘사슴’(1936)으로 조사됐다.

현재 활동 중인 시인의 시집 가운데는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가 동료시인들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았다.

계간 ‘시인세계’는 김종길 김남조 홍윤숙 신경림 정진규 씨 등 원로부터 신진까지 시인 1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여름호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0년 간 나온 시집 가운데 가장 좋아하거나, 가장 큰 영향을 준 시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12명의 시인이 ‘사슴’을 꼽아 1위를 차지했다.

월북 시인인 백석의 ‘사슴’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 경탄의 시선으로 삶과 사회, 세계를 노래했다. 가난과 고독, 짐승과 귀신으로부터 받은 충격들을 친지와 이웃의 사랑으로 견뎌내는 아이의 세계가 담겨 있다.

이어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를 10명이 추천했고, 정지용의 ‘정지용 시집’(9명),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8명), 서정주의 ‘화사집’(6명) 등의 순서로 많은 추천을 받아 ‘현대시 100년사 5권의 시집’에 선정됐다.

정지용의 ‘백록담’, 김소월의 ‘진달래꽃’, 이상의 ‘이상전집’, 김종삼의 ‘북 치는 소년’은 각각 5명이 추천해 공동 6위, 김춘수의 ‘꽃의 소묘’와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은 각 4명이 추천해 공동 10위에 올랐다.

한 시인이 펴낸 시집들이 얼마나 많이 추천 받았는지 합산할 경우 서정주와 정지용의 시집들이 모두 14회 추천받아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서정주는 ‘화사집’ ‘동천’ ‘서정주 시선’ ‘질마재 신화’가, 정지용은 ‘정지용 시집’ ‘백록담’이 추천받았다. 이어 백석(12명), 김수영 이성복(각 11명), 김종삼 김춘수(각 6명), 이상 김소월(각 5명), 기형도 황동규(각 4명)의 순이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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