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反政시위 軍발포 80여명 사상

  • 입력 2005년 5월 13일 2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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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안디잔에서 13일(현지 시간) 민주화 및 이슬람교 탄압 중지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정부군이 충돌하면서 최대 50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

이날 오후 6시경 정부군이 안디잔 주청사를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 5000여 명을 향해 발포하고 일부 무장 시위대가 이에 응사하면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의 발포 직후 시위대가 흩어지고 그로부터 몇 시간 만에 정부군이 주청사를 탈환하면서 소요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프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도 이날 “이번 소요는 우즈베키스탄의 내정”이라며 “사태가 거의 진정됐다”고 말했다.

이번 소요는 12일 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대가 시내 중심가의 교도소를 습격해 총기를 탈취하고 정치범과 이슬람 지도자, 기업인, 일반 수감자 등 4000여 명을 탈옥시키면서 시작됐다.

안디잔은 수도 타슈켄트에서 동남쪽으로 260km 떨어져 있으며 이슬람교도 밀집 지역.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날 안디잔에 도착해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시위대는 ‘카리모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정부와 시위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카리모프 대통령이 직접 ‘발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요는 이 지역 이슬람교도 사업가 23명이 최근 이슬람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혐의로 구금되자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자들과 일부 시민이 “종교 탄압”이라고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사태가 악화되자 이웃 카자흐스탄은 국경을 폐쇄했으며 타지키스탄도 국경지역에 검문소를 늘리는 등 주변국들도 긴장하고 있다.

안디잔 아사카시에 있는 대우-우즈베키스탄자동차 공장도 이번 시위로 근로자들이 정상 출근하지 못하면서 당분간 조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은 전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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