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중학생들 해고된 영양사 복직결정에 5일째 급식 집단거부

  • 입력 2005년 5월 13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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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영양사에 불만을 품고 집단급식을 거부하고 있다.

청주 B중학교 학생 1257명 가운데 1015명은 12일 학교 급식을 거부하고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빵 등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이에 앞서 11일에는 1001명이 급식을 거부했고 10일에는 545명이, 9일에도 550명이 급식을 거부하는 등 급식거부 인원이 늘고 있다.

학생들은 이 학교 영양사로 평소 학생들 사이에 불만이 높던 L 씨가 최근 복직결정을 받고 9일부터 출근하자 이에 반발해 급식을 거부하고 있다.

학교 측은 올 2월 조리원들과의 마찰 등을 이유로 L 씨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L 씨는 이에 반발해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고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왔다. 이후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L 씨에 대한 임용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복직결정을 내렸다.

학교측은 “L 씨가 밥을 남기는 학생들에게 벌을 주거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등 위생관리에 소홀했고 조리원들조차 ‘함께 일하기가 힘들다’는 탄원서를 낼 정도로 마찰이 잦았다”며 “경고를 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재임용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학교 어머니회는 12일 오후 회의를 열고 L 씨가 공급하는 급식을 전면 거부하고, 위탁급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L 씨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복직을 했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열심히 일한 나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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