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국정원장 “길주 핵실험 징후 없다”

  • 입력 2005년 5월 13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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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구 국가정보원장(왼쪽)이 1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과 북한 핵문제에 관해 조찬간담회를 가진 뒤 간담회장을 떠나며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고영구 국가정보원장(왼쪽)이 1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과 북한 핵문제에 관해 조찬간담회를 가진 뒤 간담회장을 떠나며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갱도굴착 징후는 있으나 핵 실험용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다.”

고영구(高泳耉) 국가정보원장은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최근 핵실험 준비설이 나돌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 길주 지역의 동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고 원장은 “1990년대 말부터 길주 지역에서 용도 미상의 갱도굴착 징후를 포착해 관련 동향을 추적해 오고 있다”며 “그러나 터널 메우기, 참관대 신축 등 핵실험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는 일부 언론(외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길주 지역에 과거 미국 인도 파키스탄 등이 지하 핵실험을 할 때 사용했던 것과 같은 수직·수평 갱도가 있지만 갱도 부근에 빌라를 건축하는 모습이 관측되는 등 핵실험을 조만간 실시한다고 보기엔 어려운 정황도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원장은 “길주는 암반지역으로 핵실험 장소로는 좋은 환경이지만 핵실험을 위해서는 관측소 등 추가시설을 세우고 이를 위해 많은 사람과 물품이 (이동하는 것이) 포착돼야 하는데 이런 것이 없다”며 핵실험 징후설을 부인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문희상(文喜相) 정보위원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하갱도 부근에) 10명 정도의 인력과 흙을 파놓은 무덤 등이 그대로 있다”며 “이 문제가 자꾸 증폭되는 것은 북-미 양쪽에 다 전략적으로 (위기 상황을) 고조시키는 그룹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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