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2월로”…정치권·인터넷 공감 확산

  • 입력 2005년 5월 13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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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영숙 의원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겨 사제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참다운 날로 만들자.”

5월15일 스승의 날은 학부모나 교사에게나 근심거리다. 학부모들은 앞으로 10개월간 내 아이를 맡을 교사에게 촌지를 줘야 하나 고민하고,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런 ‘인사’가 부담스럽다.

교육청의 암행감찰반도 뜬다. 학교에 숨어 있다가 선물을 들고 찾아온 학부모를 미행한다. 만약 선물 속에 촌지가 들어 있다면 교사들을 징계한다. 이 시기만 되면 일부 학교에서는 아예 ‘촌지를 보내지 말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한다.

▶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자 ? (Poll)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 스승의 날을 한 학년이 끝난 2월로 옮기자는 제안이 나왔다.

초등학교 교장 출신인 한나라당 김영숙(金英淑·사진) 의원은 13일 “스승의 날을 교육과정이 종료되는 2월로 옮기는 스승의 날 변경 권고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스승의 날이 ‘학부모 학교출입금지의 날’이 되고, 교직을 천직(天職)이 아닌 천직(賤職)으로 내모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스승의 날을 옮겨 본래 취지대로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달하는 기념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스승의 날을 2월로 바꾸자는 주장이 인터넷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동아닷컴에서 실시한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자’는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57.4%, 반대 9.26%로 응답했다.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32%나 됐다.

한 포털사이트가 지난 8일 시작한 ‘스승의 날을 5월에서 2월로 바꿔주세요’라는 청원운동에는 6일 만에 4800여명이 참여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5월은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갖기엔 이른 것 같다”며 “형식적으로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하는 것 보단 한 학년 마치고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고 공감을 표시했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도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았다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것도 아니고, 말 뿐인 스승의 날은 우리도 싫다”며 “아예 폐지할 수 없다면 학년이 끝나는 2월로 옮겨라”고 주장했다.

스승의 날은 1963년 5월26일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의 ‘사은행사’로 시작됐다.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15일로 변경됐으며 이후 73년 폐지됐다가 82년 부활됐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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